JTBC '싱어게인3'
JTBC '싱어게인3' JTBC
 
JTBC의 간판 오디션 예능 <싱어게인>이 시즌2 종영 1년 6개월여 만에 시즌3로 돌아왔다. <팬텀싱어> <슈퍼밴드> 등과 더불어 <싱어게인> 시리즈는 이른바 "악마의 편집 없는" 개성 넘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들로 타 방송국과의 차별화를 이뤄낸 바 있다. 이승윤, 이무진(이상 시즌1) 등 실력파 무명 싱어송라이터들의 가능성을 발견해낸 것 역시 이 프로그램의 큰 성과였다. 

​하지만 시즌2가 입상자들의 종영 후 활동만 놓고 봤을 때 아쉬운 결과물을 낳은 바 있기에 과연 시즌3로 돌아올 수 있을까?라는 일부 시청자들의 의구심이 존재했다. 이와 같은 우려를 뒤로 한 채 <싱어게인3>는 지난 10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1회에선 올어게인(8표)을 받은 70호 가수(장리인) 등 기존 인지도 있던 참가자 뿐만 아니라 재야의 고수로 손꼽히던 5호 가수, 아쉽게 탈락했지만 용기내어 도전에 임한 48호(이지형), 4호(마현권) 등 진심이 담긴 무대로 방영 즉시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3일 방영된 2회에는 첫 방송 못잖은 실력자, 반가운 참가자들이 줄지어 나와 "여전히 실력자들은 많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그룹 탈퇴 후 재도전, 반가운 추억의 목소리 대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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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방송 전반부에는 시청자들에게 인지도 있는 노래와 목소리, 그룹 출신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해 반가움을 안겨줬다. 올해 초 21년간 몸담았던 그룹(브라운아이드소울)을 갑자기 탈퇴하고 홀로서기에 나선 69호 '결국 광대인 가수'(성훈)는 "(팀에) 출중한 멤버들이 많지 않나.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었나?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어려운 결심을 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6어게인 획득)

케이팝 아이돌 보컬로선 실력파로 인정받아온 71호(애프터스쿨 출신 레이나)는 '저평가된 가수'라는 애칭으로 무대에 올라섰다. 소속 그룹과 유닛에선 가창력을 뽐낼 수 없는 곡들만 불러왔기에 윤종신 등 몇몇 심사위원조차 실력을 잘 알지 못했지만 멜로디의 굴곡이 많고 쉽지 않은 곡 전개를 지닌 'Re-Bye'(악뮤)를 빼어난 목소리로 선사해 올어게인 획득에 성공한다. 심사위원 뿐만 아니라 대기실에 있던 다른 참가자들까지 들썩이게 만든 주인공들도 다수 출연했다. 

 2002년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드라마 <야인시대> 주제곡 '야인'을 부른 18호 '주먹을 부르는 가수'는 강렬한 소리의 기타 인트로만으로 모든 이들을 열광케 했고 1980년대 나이트 클럽과 방송가를 주름잡았던 50호 '41년 차에 팬클럽 생긴 가수'(김승미-서울패밀리)는 대표곡 '이제는'(원곡 Jermaine Jackson, Pia Zadora - When the Rain Begins to Fall)을 그 시절 허스키 보이스 그대로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재야의 숨은 실력자, 이번에도 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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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 시즌1이 성공을 거둔 요인 중 하나는 무명 신예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대중들에게 알릴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이었다. 이번 시즌3 역시 그러한 역할을 기대해 볼 만한 참가자들이 여럿 목격되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잘 선택되지 않는 신승훈의 원곡 '가잖아'를 들고 나온 49호 '쉬운 가수'는 수려한 목소리로 현장의 여성 심사위원들과 동료 참가자들을 매료시켰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도 실시간 반응이 뜨거울 만큼 49호 참가자는 이번 2회에서 찾아낸 가장 빛나는 원석으로 자리매김했다 

​원곡 가수들조차 부르기 힘들어 한다는 '하모니'(브아걸 제아+빅마마 이영현 원곡)을 오롯이 혼자 소화해내 올어게인을 받은 3호 '좀비가수'(예찬-핑크 판타지)는 서울에서 짐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 보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심사위원 임재범은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좀비는 죽었으나 죽지 않은 생명체다. 스스로 생명을 불어 넣어서 훌륭한 목소리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임무가 있다"라는 말로 격려의 심사평을 내놓았다. 

과거 <슈퍼스타K7> 당시 심사위원이던 윤종신, 백지영, 규현을 감탄시켰지만 건강상 문제로 Top10에서 중도하차했던 23호 '노래로 빵 굽는 가수'는 수년만에 다시 용기내서 오디션에 도전했고 호평 속에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밖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으로 친숙한 인기 성우 19호, 개성 있는 거친 질감의 목소리를 지닌 인디계의 신예 1호 가수 등이 <싱어게인3> 2회를 빛내면서 다음 경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7명의 올어게인 탄생... 충분히 납득되는 실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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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싱어게인3> 2회에선 무려 7명의 참가자가 올어게인을 받으면서 빼어난 실력을 일찌감치 인정 받았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 "너무 남발하는 게 아닌가?" 라는 의견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성 가수, 신예 가릴 것 없이 확실하게 본인이 지닌 능력과 개성을 단번에 표출해낸 좋은 무대가 다수 등장했음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점수 부여는 충분히 납득이 될 만했다. 

​지난 2주에 걸친 1~2회만 놓고 보자면 <싱어게인3>는 지난 시즌의 정체를 탈피하고자 하는 나름의 노력도 엿보였다. 일신상의 이유 등이 겹치긴 했지만 일부 심사위원의 교체, 경력직 가수들의 대거 출연, 깜짝 놀랄 만한 기량을 지닌 신예들의 약진 등이 시야에 포착되면서 다시금 주목할 만한 오디션 예능임을 입증했다.  

좋은 경연 예능이 되려면 프로그램 자체의 화제성 마련 뿐만 아니라 종영 이후 각자의 활동에서 음악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성과를 내는 참가자들이 다수 탄생되어야 한다. 이 점을 시즌1은 해낸 반면 시즌2는 부족함을 드러낸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싱어게인3>는 시리즈의 존속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방송이 진행된 것이다.  

​"이 정도로 노래를 잘했었나?"라는 재발견의 계기를 마련한 아이돌 보컬, "발라드 왕족 계보다!"라는 극찬을 받은 신예 싱어송라이터 등의 출연은 향후 진행될 <싱어게인3>의 다음 라운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금의 칭찬이 일회성이 되지 않고 참가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끊임없는 성장으로 연결된다면 <싱어게인3>는 충분히 믿고 보는 오디션 예능으로 다시 한번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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