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온스테이지
네이버 문화재단
당신은 바쁜 일상에서 스쳐 지나간 들꽃의 얼굴을 전부 헤아릴 수 있는가. 무관심 속에서 피어나지 못한 채 조용히 스러져 간 꽃의 수는 얼마나 많았을까. 네이버 문화재단의 라이브 음악 플랫폼 '온스테이지'는 그 놓칠 법한 순간의 면면을 차곡히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2010년도에 출범한 지원 사업이다. '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답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좀체 알기 힘든, 그런 숨겨진 인디 음악을 찾아내 발굴하고 조명한다. 마치 김춘수의 시 <꽃>의 유명한 구절과도 같다. 온스테이지가 멈춰서서 '이름을 불러주'자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뮤지션들이 비로소 하나의 아름다운 '꽃'으로 만개했다.
10월 12일, 블로그에 공지 하나가 게시된다. "2023년 11월 16일, 마지막 숨은 음악을 소개하고 2010년부터 13년간 쉼 없이 돌아가던 카메라를 멈춥니다." 한국 인디 음악사의 동의어로 여겨지던 온스테이지가 이제 그 길었던 동행을 멈추고 관련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이었다. 인디 신의 재능 있는 신인을 수면 위로 올려다 주고, 시대를 빛낸 여러 거장의 총명한 순간을 다시금 환기하며, 메이저 뮤지션에게는 음악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던 가장 큰 등용문이 닫힌 것이다.
지난 온스테이지를 밟은 뮤지션은 약 650팀에 달한다. 각 장르와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기획의원단에 의해 선정된 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물이 오르내리며 이름을 알렸고 자기만의 개성과 색감으로 라이브 무대를 꾸며 나갔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색다른 연출을 가미할 수도, 기존 이미지와 다른 무대를 선보일 수도 있다. 빅 비트 기반의 전자음악을 구사하는 키라라(KIRARA)는 자체 제작한 모션그래픽 영상을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도형 세계를 구축했고, 래퍼 차붐은 원곡과 달리 잡음이 그대로 섞인 야외 환경에서 어쿠스틱 한 대만으로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해 마치 길거리 시인의 거리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