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악>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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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세 명의 최악의 악을 만들기 위해 세 가지를 붕괴시킨다. 먼저 작품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한중일을 엮는 마약사업을 벌이는 조직, 강남연합이다. 이곳의 보스인 정기철은 권승호라는 이름으로 잠입한 언더커버 경찰 준모에 의해 일망타진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 설계에 기철 본인을 가담시키는 인물은 준모의 아내이자 경찰, 그리고 기철의 첫사랑으로 여전히 마음에 품고 있는 의정이다.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작전에 참여한 의정은 기철을 감정적으로 흔든다. 그 근저에는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사랑을 이루지 못했던 청년 기철의 순정이 담겨있다. 이 감정을 잊지 못한 그는 남편과 이혼했다는 의정의 거짓말에 어쩌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여기며 자신이 이뤄낸 기존의 것들을 부정하기 시작한다. 승호와 의정을 지키기 위해 기철은 자신을 지켜온 이들을 하나씩 밀어낸다. 그리고 배신이라는 최악의 악과 마주하게 된다.
<도니 브레스코>, <폭풍 속으로>, <신세계> 등 언더커버 장르가 내세웠던 브로맨스 대신 보스와 경찰 그리고 그 아내의 아찔한 삼각관계가 자리를 대신한다. 정체가 들통 날 위기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수동적으로 움직여 왔던 언더커버 경찰들과 달리 준모는 자신의 욕망을 바탕으로 판에서 우위에 서고자 한다. 그 동력은 열등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