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바람에 지는 이파리에도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던 감독이 2시간 꾹꾹 눌러 자신에게,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픈 손 편지 같은 작업이다. 이 영화는 명백히 2014년 4월의 어느 날, 그 하루 전을 담아내고자 한다.
'하루 전'이라는 좌표 설정은 본 작품이 지금까지 4.16을 다룬 여타의 작업들과 결정적으로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해당 소재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등장할 이미지인 검푸른 바다는 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그런 충격과 공포의 순간과 멀찌감치 떨어져 존재한다. 거리두기의 태도가 확고한 셈이다.
그 대신에 이 영화는 색다른 과잉에 도전한다. 우리가 2014년 4월 16일 이후 영영 잃어버리고 만 수백의 안타까운 이들이 각자의 처지에서 누렸던, 그리고 좀 더 누릴 수 있거나 누려야만 했던 개별의 삶과 행복의 가능성에 대해 영화를 만든 감독과 제작진은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매달린다. 그렇게 집착에 가까운 태도로 그들을 연민하고 애도하려 작정한 영화다. 마치 원수를 갚고야 말겠다는 무협지의 주인공 마냥 감독은 영화 내내 시종일관 그 기세로 밀고 나간다. 전혀 아무런 타협도 우회도 없다.
친구와 함께 수학여행을 가고픈 아이의 숨은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