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와 나> 스틸컷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주)
영화는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통해 특정 장소나 시간을 알 수 없게 설정했다. 제목 '너와 나'의 흘려쓴 글씨체를 보면 마치 한 단어처럼 보인다. 몽환적인 뿌연 필터는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까지 계속된다. 관객을 수학여행 전날 속으로 끌어들여 놓고 공감하도록 유도한다. 순수한 마음과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소녀들의 사춘기를 섬세하게 담아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대상을 향한 진심과 애정이 전달된다. 사람, 동물, 사물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사랑으로 품어 줄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를 장착했다. '사랑의 힘'은 죽음도 갈라놓지 못할 정도다. 사랑스러운 십 대 소녀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케미뿐만 아닌 조현철 감독의 연출 역량도 확인할 수 있다.
세월호 사건과 십 대 퀴어 소재를 결합은 상상조차 못한 독특한 연결이다. 죽음과 사랑이 항상 주변에 떠돌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사랑이 사치가 된 시대, 사랑은 오랜 유물로 취급되는 메마른 분위기와 옅어지는 모호함을 뚫고 '사랑하자'는 외침, 위로받을 온기를 담고 있는 예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