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아 중 쌍둥이는 5.4%를 차지한다고 한다(2021년 기준). 다태아의 비중은 1990년대 1%에 불과했지만 시험관 등 난임시술의 영향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흔히 쌍둥이 육아는 2배가 힘든 게 아니라 4배가 힘들다고 한다. 육아는 단순히 '1+1'로 계산할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실전은 그야말로 전쟁이고, 그 실상은 생각보다 훨씬 고된 법이다. 

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만 4세 딸 쌍둥이의 부모가 사연을 들고 찾아왔다. 쌍둥이는 붙기만 하면 싸웠고, 서로 뺏고 뺏기는 쟁탈전을 벌였다. 엄마는 언니(금쪽이)가 동생의 물건을 뺏고 동생을 때리기도 한다며 걱정했다. 또, 쌍둥이가 또래보다 발달이 느린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반대 성향의 쌍둥이 육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정반대 성향' 쌍둥이 육아의 어려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채널A
 
유치원 등원 준비에 여념이 없는 아침, 과연 쌍둥이는 어떤 모습일까. 동생은 스스로 양말을 신었지만, 금쪽이는 포기하고 바로 엄마를 호출했다. 동생은 자신의 물건을 야무지게 챙기는 반면 금쪽이는 그러지 못했다. 금쪽이는 혼자서 척척 잘하는 동생을 의식하는 듯했다. 둘은 취향도 확연히 달라서 여벌의 옷을 고를 때도 금쪽이는 치마를 동생은 바지를 골랐다. 신발 취향도 제각각이었다. 

유치원 생활은 어떨까. 매일 싸운다던 쌍둥이는 유치원에서는 사이좋게 지내며 둘도 없는 자매였다. 하원 후, 엄마는 '그림 맞히기' 게임을 제시하며, 승자에게 아이스크림 보상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영상을 지켜보던 신애라는 경쟁을 유도하는 게임을 불안해 했다. 아니나 다를까, 승부욕이 발동한 쌍둥이는 곧바로 게임에 몰두했다. 동생이 한참 앞서나가자 금쪽이는 마음이 급해졌다. 

다행히 동생이 카드를 양보하면서 게임은 무탈히 마무리됐지만, 바람직한 육아 방식은 아니었다. 오은영 박사는 쌍둥이 모두 정상 발달 중이기에 큰 문제가 없고, 금쪽이의 의존적 성향도 앞으로 배워나가면 될 일이라고 안심시켰다. 다만, 쌍둥이는 매 순간 서로에게 비교 대상이 되기에 부모 입장에서는 발달 정도를 놓고 우열을 가리게 되고, 이 때문에 불안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동생은 칭찬 스티커를 받기 위해 양치질, 신발 정리를 하고, 혼자 볼일 후 뒤처리까지 했다. 한편, 금쪽이는 일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방에서 옷을 입은 채로 볼일을 보고 말았다. 엄마의 반응은 예상과 너무 달랐는데, 되려 칭찬을 하며 스티커를 5개나 줬다. 무슨 까닭일까. 엄마는 금쪽이가 볼일을 잘 보지 못해 격려 차원에서 그리했다고 대답했는데, 역시 이해하기 힘든 처사였다. 

경쟁의 순기능을 강화하면 쌍둥이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지만, 역기능이 강화되면 질투심과 열등감이 생기기에 주의해야 한다. 오은영은 늘 경쟁하는 환경에서 금쪽이는 점점 더 의존적인 방향으로 행동이 강화되고, 동생은 더 열심히 하거나 빨리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지금처럼 불공평한 경험이 반복되면 모두에게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엄마의 훈육은 어떨까. 금쪽이가 장난감을 독차지하려고 하자 동생과 갈등이 빚어졌다. 엄마는 이를 제지했지만, 금쪽이는 무조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고집을 부렸다. 갈등 끝에 동생이 금쪽이를 때리고 말았다. 엄마는 훈육을 시도했는데, 잘못을 반성하는 동생과 달리 금쪽이는 시선을 회피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훈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장난감을 독점하려는 이유가 훈육이 안 되어서라고 설명했다. 엄마의 훈육이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오은영은 ①훈육 중에는 의견 묻기가 적절하지 않고, ②4살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③훈육 시에는 애정 어린 스킨십은 금지라고 당부했다. 우선, 훈육은 옳고 그름을 알려주는 것이기에 질문 대신 분명한 지침이 필요하다. 

그런가 하면 훈육을 하면서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토닥한다든지 볼이나 머리를 쓰다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훈육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오은영은 훈육을 혼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의 착각 때문에 아이에게 미안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훈육은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인내를 가르치는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엄마의 방식은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육아 방식 두고 충돌한 부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채널A
 
한편, 주말부부인 금쪽이 부모는 육아 방식을 두고 충돌했다. 금쪽이에게 밥을 먹여주는 엄마가 못마땅한 아빠가 매섭게 몰아쳤다. 그는 엄마의 육아 방식이 독립적인 성장의 길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쳤는데, 아이의 편식을 두고서도 단호하고 엄격한 입장의 아빠와 너그럽고 부드러운 엄마는 부딪쳤다. 둘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취향도 기질도 다른 쌍둥이를 키우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힘든 건 합심해야 할 부부의 육아관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자아성취형 아빠와 안정 지향형의 엄마의 출동을 예고된 것이었다. 육아관은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문제이지만, 서로의 말만 주장하니 불만만 쌓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아빠는 구구절절 옳은 말을 했지만, 실제로 실천하지 않았다. 정작 자녀와의 소통은 빠져 있었다.

다음 날, 동생이 깨자마자 울며 엄마를 찾았지만 아빠는 누워서 미동조차 없었다. 울음이 점점 커지자 외할머니가 부랴부랴 달렸는데도 아빠는 아이가 엄마를 찾아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자립심을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동생은 외할머니 품에 안겨 밖으로 나왔고, 아빠는 자신이 뜻대로 되지 않는 육아에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은영의 생각은 어떨까. 아빠의 말은 원론적으로 옳다. 하지만 자다가 막 깼을 때는 각성이 덜 됐기 때문에 야무진 동생이라도 진정시켜주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곧 자기 조절 능력을 되찾을 것이기에 아직까진 토닥이는 손길이 필요하다. 저녁 외식 때도 갈등은 이어졌다. 칭얼대는 아이에게 동영상을 틀어주려는 엄마와 식사 자리에선 휴대폰을 보여주지 말자는 아빠는 또 다시 부딪쳤다. 

오은영은 양육에 개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작 쌍둥이가 빠져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들의 어려움을 도와줄 방법은 의논하지 않고 각자 옳다고 믿는 가치만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부모가 양육관 논쟁을 멈추고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쌍둥이 육아를 도와주고 있는 외할머니와의 분가 후 양육에 참가하겠다는 아빠의 태도는 위험하기까지 했다. 

쌍둥이의 속마음은 어떨까. 금쪽이는 "엄마가 동생만 좋아하는 거 같아"라며 서운한 감정을 표현했고, 동생은 아빠가 더 보고 싶다고 말하며 주말에만 볼 수밖에 없는 아빠를 그리워했다. 그런가 하면 엄마는 점점 지쳐가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쌍둥이 육아 현장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는 육아에 있어 아빠의 지지를 원했다.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우리가(家) 남이가'였다. 목표는 따로 또 함께 하는 가족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선, 쌍둥이의 발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기에 아이를 중심에 두고 부부가 대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오은영은 서로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육아에 대해 발전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금쪽이 부모뿐만 아니라 현실의 모든 부모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이었다. 

말로는 육아 만렙인 아빠의 나홀로 육아가 이어졌다. 주로 엄마와 지내온 금쪽이는 아빠가 불편해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는 육아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다. 그럼에도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다. 함께 요리를 하며 친근감을 쌓아나갔다. 

쌍둥이를 위한 솔루션으로는 '잘한다 잘한다 미러링'이 시도됐다. 일상 생활에서 서로의 장점을 바라보고 배우면 쌍둥이 발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브로콜리를 먹지 않겠다는 금쪽이는 동생이 냉큼 집어먹자 따라먹었고, 동생을 따라 식판도 스스로 치웠다. 주말에는 아빠와 함께 즐겁게 노는 시간을 보냈다. 아빠는 이제 아이들으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솔루션은 순주롭게 진행됐다. 육아에 참여하기 시작한 아빠는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 수준으로 변화했다. 부부는 자신의 육아관을 고집하기보다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쌍둥이는 서로의 장점을 수용하며 조금씩 성장해나갔다. 육아에 있어 이상적인 해답을 제시한 이번 방송은 많은 부모에게 도움이 될 교과서와 같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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