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편
tvN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편CJ ENM,에그이즈커밍
 
"이게 무슨 얼어 죽을 단합대회야?"

어느 유명한 식당의 웃기는 단합대회가 열렸다.

12일 첫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출장 소통의 신 - 서진이네 편>은 지난 겨울 인기리에 방영된 '서진이네' 멤버 전원의 1박2일 단합대회로 예측불허의 웃음을 선사했다.

​그동안 나영석 PD는 <출장 십오야>라는 '숏폼' 예능을 통해 색다른 실험을 감행해왔다. 올해는 <출장 십오야> 프로젝트가 잠시 쉬어가는 대신, 유튜브 라이브 중심 콘텐츠로 변화를 도모했던 나 PD는 최근 신규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유튜브 웹예능으로 재탄생한 <이서진의 뉴욕뉴욕2>를 시작으로, 13일 첫 방송되는 새 예능 프로그램 <콩콩팥팥>도 김우빈, 이광수, 도경수, 김기방이라는 색다른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출장 소통의 신>은 그보다 하루 먼저 12일 방송됐다. 방송 콘셉트와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3개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하는 나PD와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은 2023년 가을 쉼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누가 제보했어?" 오늘도 티격태격 <서진이네>
 
 tvN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편
tvN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편CJ ENM, 에그이즈커밍

갑작스러운 단합대회가 마련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난해 12월 멕시코에서 촬영한 <서진이네> 출연진들은 종영 이후에도 계속 교류하고 꾸준히 회식을 할 만큼 두터운 우정을 유지하고 있었단다. 지난 여름 배우 정유미와 진행한 유튜브 콘텐츠 <나불나불> 촬영 당시, 제작진은 <서진이네>의 기업 문화가 심각하게 변질되었다고 판단했다.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며, 나PD는 긴급히 이서진 사장을 비롯한 멤버들을 '에그이즈커밍' 신사옥으로 소집하고 단합대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순순히 이에 응할 이서진이 아니었다. "현재의 직원들과 사장 사이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다"는 나PD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누가 제보했어?"라고 발끈한 이서진은 제보자 색출에 돌입했다. 이에 인턴이었던 최우식은 "오보를 제보한 쥐 한 마리를 빨리 잡아야 한다"고 거들어 사장님의 기분을 흡족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이서진-박서준-정유미의 임원팀과 최우식-뷔(김태형)의 인턴팀으로 나뉜 이들은 여러 게임을 통해 소통과 단합을 도모하게 되었다.

이때 김태형이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진다. "만약 <서진이네 단합대회>가 <서진이네>보다 잘 되면 어쩌죠?"라는 말을 들은 사장님 이서진은 "그러면 <서진이네> 그만하고 단합대회만 해야지"라는 답을 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늘 화가 난 사장님... 게임 최약체 정유미
 
 tvN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편
tvN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편CJ ENM, 에그이즈커밍
 
​언제나 그래왔지만 <출장 소통의 신> 역시 순탄히 촬영이 진행될 리 만무했다. 첫 번째 게임 릴레이 제기 차기와 청개구리 가위바위보에서 완패한 임원팀은 벌칙으로 점심 닭갈비를 먹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순응할 이서진은 아니었다. 열심히 젓가락질을 하는 그를 지켜본 나영석 PD로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찬은 먹어도 되잖아!"라는 답변에 나PD는 어처구니 없어 하지만 "닭갈비는 안 먹잖아"라는 이사장의 항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숙소가 있는 강원고 고성으로 도착한 <서진이네> 임직원들은 방 배정을 위한 딸기게임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이사장의 불만(?)은 끝나지 않았다. 이서진은 "이렇게 편을 가르면서 무슨 얼어 죽을 단합대회라는 거야? 이게 단합이야?"라며 폭발하기에 이르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웃음 또한 극에 달했다.

그러나 본 게임에 돌입하자 누구 못잖게 열심히 참여한 사람 역시 이사장이었다. 순발력에서 약점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김태형과 결승전을 치를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하며 유쾌하게 <출장 소통의 신> 첫 회를 마무리 지었다.

이름만 바꿨을 뿐인데... 여전히 화목한(?) 임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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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출장 소통의 신' 서진이네편CJ ENM, 에그이즈커밍
 
​<뿅뿅 지구오락실> 제작진이 대거 합류한 <출장 소통의 신>은 기존 나영석 PD의 프로그램들을 이름만 바꾼 것이나 다름 없었다.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여러가지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은 지난해 10월 큰 인기를 얻은 <출장 십오야 - 스타쉽 편>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좀 더 멀리 찾아보면 박서준의 지적처럼 < 1박2일 >의 방식과도 닮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출장 소통의 신>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다.  

​여기엔 불평 불만으로 늘 가득 차 있지만 결코 밉지 않은 '사장님' 이서진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나PD와의 오랜 시간 쌓아온 '티격태격'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유머 코드는 이번 <출장 소통의 신>을 관통하는 핵심 정서다. 자칫 밉상 '꼰대'의 이미지를 쌓을 수도 있는 위험한 콘셉트이지만 언제나 이서진은 딱 선을 넘지 않으면서 솔직함과 따뜻함을 각종 나PD 제작 예능에서 보여준 인물이다.

​이와 같은 그의 성격은 이번 <출장 소통의 신>에서도 변함이 없었고 그 덕분에 익숙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결코 예전 프로그램의 답습이 아닌, 이 예능만의 개성을 한 가득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이게 무슨 단합이야?"라는 이서진의 호통은 그래서 더욱 정겹게 들려온다. 까칠한 사장님과 밉지 않은 인턴 직원에 이르기까지, <서진이네> 식구들의 단합대회는 어찌보면 식당보다 더 재미난 광경을 만들고 있다. 이러다가 뷔의 말처럼 정말 식당 문 닫고 단합대회만 하는 게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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