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건설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 시즌2-신문명의 출현’. 10월 12일 기준 조회수 약 3600만 회에 달한다.
KCC 스위첸
이날 간담회 전문가들은 가족 친화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중장기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부부의 전쟁같은 육아 현장을 공감과 웃음을 불러오는 에피소드로 나열해 극찬받은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2: 신문명의 출현>이 좋은 예로 소개됐다. 광고 총괄을 담당한 김소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P)는 성공적 사례를 들어 저출산 대응 캠페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가족의 가치를 주입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라는 것이다.
합계출산율 0.7명.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에서 대통령 직속 기관은 해결책으로 '미디어 인식 개선'을 들고 왔다. 행복한 4인 정상가족을 충실히 재현하는 예능 및 광고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과연 육아의 고됨을 상쇄하는 충만함을 극대화해 노출한다고 출생률이 올라갈까.
물론 <오은영의 리포트: 결혼지옥>(MBC),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채널A)가 '비혼 장려 프로그램'이라는 농담이 친구들 사이에서 오간다. 타인의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보는 것이 피로하고 전문가의 육아 코칭 그대로 육아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는 푸념도 곁들여진다.
그렇지만 이 모든 생각이 미디어 노출 하나로 이어진 건 아니다. 인구 반이 쏠린 서울에서 경쟁해 생존해야 하는 일상에서 결혼과 육아를 선택할 수 있는 경제력과 물리적 시간을 만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저출생 원인 외면하는 정부에게 건네는 다큐멘터리
이처럼 미디어 노출 몇 번으로 인식 전환을 가져올 만큼 현장의 고민과 삶은 단순하지 않은데, 정부는 탁상공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것 같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라 독을 메꾸는 방법을 정말 모른다면, 정책 개발에 참고할 만한 다큐멘터리를 하나 추천한다.
EBS 다큐멘터리 <인구대기획: 초저출생 10부>는 '저출생 고령화'라는 인구 구조 변화 앞에서 한국 사회는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10대부터 70대까지 전국의 현장과 온라인에서 만난 500명의 투표인단이 참여해 '경제, 교육, 예산, 연금' 분야에서 모의 투표를 실시한다.
예를 들어 1) 출산 및 보육 지원의 확대 2) 노인 돌봄을 위한 예산 확대 중 우선되어야 할 정책이 무엇인지 묻는 방식이다. 2023년 현재 내가 속한 세대, 갖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1차 투표를 진행한 후, 2050년을 살아갈 미래세대를 고려한 2차 투표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