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대만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3.10.7
연합뉴스
한국이 대만에게 예선전 패배를 설욕하며 아시안게임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7일 중국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장단 6안타를 때려내며 2-0으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4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야구는 프로선수의 출전이 허용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항저우 대회까지 7번의 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한국은 선발로 등판한 문동주가 6이닝 동안 21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7회부터 최지민과 박영현이 이어 던지며 대만 타선에게 단 한 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타선에서는 2회 선제 희생플라이를 기록한 김주원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최지훈과 문보경이 멀티출루를 기록했다. 또한 류중일 감독은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한국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를 이끈 첫 번째 감독이 됐다.
대만 상대로 완벽한 투구 선보인 문동주
지금까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프로선수들이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대만은 한국에게 '1승 제물'이었다. 실제로 한국은 대회 성적과 상관없이 많은 국제대회에서 대만에게 대부분 승리를 챙겼고 대만에게 패한 대회는 '실패한 대회'로 기억되곤 했다. 야구팬들은 우완 에이스 손민한(부경고 투수코치)을 투입하고도 대만에게 2-4로 덜미를 잡혔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여전히 '도하 참사'로 부르고 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지난 2일 대만을 상대한 예선라운드에서 한 점도 내지 못하고 0-4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다행히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의 전력이 예상보다 약해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꺾고 기사회생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지난 6일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던 중국을 상대로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며 8-1 완승을 거두고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대만과의 결승에서 문동주를 다시 선발로 선택했다. 지난 2일 대만전에서 4이닝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문동주에게 이번 결승은 개인적으로도 설욕전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윤동희-노시환-문보경으로 중심타선을 꾸린 한국은 16안타를 터트렸던 중국전과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서는 대만은 지난 2일 한국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던 좌완 린위민이 선발 등판했다.
한국은 1회 공격에서 최지훈의 볼넷과 윤동희의 안타로 1사 1, 2루의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노시환의 병살로 기회가 무산됐다. 문동주도 1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쩡중저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어진 1사 3루 위기를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1회 투구를 마쳤다. 한국은 2회 공격에서 문보경의 2루타와 린위민의 폭투, 김주원의 희생플라이, 김형준, 김성윤의 안타, 린위민의 폭투를 묶어 귀중한 선취 2득점을 올렸다.
2회 투구에서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문동주는 3회에도 2사 후 쩡중저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내야플라이로 잡으면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문동주는 대만의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4회 투구에서도 삼진 두 개를 곁들이면서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1루수 문보경의 도움을 받아 땅볼 2개를 유도하면서 세 타자로 가볍게 이닝을 끝내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영봉패 수모를 영봉승으로 되갚은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