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악> 스틸컷
디즈니+
한중일을 연결하는 대규모 마약 커넥션을 형성한 강남연합 보스 기철(위하준 분)과, 그의 조직에 잠입수사를 하게 된 시골경찰 준모(지창욱 분)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을 악에 빠뜨린 원동력이 열등감이라는 점이다. 클럽 DJ였던 기철은 조직의 스카우트 제의에 동창들을 모은다. 허나 늦어지는 성공과 조직 내에서 입지를 잡지 못한 불안,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은 내면의 열등감을 자극한다.
강남 지역을 먹기 위해 반란을 저지르는 기철의 모습을 대규모 패싸움과 신체훼손, 살인 등 고자극으로 담아내며 성공을 향한 욕망이 뒤틀린 형상으로 발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세계> <헌트> 제작진이 참여한 만큼 폭발적이면서 몰입감 높은 액션을 완성한다. 이 액션을 더욱 배가시키는 캐릭터가 준모다. 경찰 준모와 조폭 기철 사이의 묘한 평행이론은 열등감이란 원동력에 이어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폭력이란 코드도 연결된다.
아버지가 중독자이기에 승진에 제한을 받는 준모는 경찰집안 딸 의정과 결혼한 후 열등감에 시달린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95년은 여전히 남아있던 군부독재의 잔재와 시대의 무게감을 보여준다. 아내보다 낮은 계급에 시골을 전전하는 그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기둥이 될 수 없다는 열등감에 그 내면에 악을 지니게 된다. 준모에게 언더커버 임무는 승진에 대한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기회이자 폭력을 통해 답답하게 응어리져 있던 악을 풀어내는 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