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과 예능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던 이선균은 지난 4개월 동안 <넌 감독이었어>에 두 번이나 출연했다.
<넌 감독이었어> 유튜브 화면 캡처
평소 방송출연을 꺼리는 배우나 감독들도 자신이 출연하거나 연출한 영화의 개봉이나 신작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는 홍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방송에 적극 출연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KBS의 <연예가 중계>와 SBS의 <한밤의 TV연예>, MBC의 <섹션TV연예통신> 등 지상파 연예정보 프로그램들이 폐지되면서 배우나 감독들이 영화나 드라마의 홍보를 위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많은 영화인들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신작 홍보를 하는 경향이 짙다. 유튜버이자 방송인 재재가 진행하는 <문명특급>에는 임수정과 전여빈, 한지민, 이병헌, 김태희 등 국내 배우들뿐 아니라 드라마 <무빙>의 작가 강풀, 마고 로비, 크리스 프랫 등 할리우드 배우들도 출연했다. 이 밖에 유재석의 <핑계고>와 송은이, 김숙의 <비보TV>, 박명수의 <할명수>, 장도연의 <살롱드립> 같은 유튜브 채널에도 영화인들이 많이 출연하고 있다.
이렇게 영화인들의 유튜브 출연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작년 11월 CJ ENM에서는 유튜브 채널 '이응디귿디귿'을 개설하고 장항준 감독을 앞세운 콘텐츠를 시작했다. 성시경의 히트곡 <넌 감동이었어>를 패러디한 <넌 감독이었어>다. 5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음에도 예능인의 색깔이 강한 장항준 감독의 유쾌한 이미지를 한껏 살린 콘텐츠다.
영화 <리바운드>를 통해 이탈리아의 우디네 극동영화제에 참가한 것을 첫 번째 콘텐츠로 삼은 <넌 감독이었어>는 2회부터 게스트를 초대하는 토크쇼 형식의 방송을 시작했다. 첫 번째 게스트는 개그우먼 장도연과 <메기>를 연출한 이옥섭 감독이었고 두번째 게스트는 <범죄도시>,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과 권일용 프로파일러였다. 접점이 없어 보이는 게스트를 불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넌 감독이었어>에서는 신작 홍보를 위한 영화인들의 출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 17일과 24일 방송에서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과 < 69세 >의 임선애 감독, <남매의 여름밤>의 윤단비 감독 등 독립영화를 만든 여성감독 3명을 초대해 즐거운 수다와 함께 영화에 대한 그들의 철학을 듣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선균과 장도연 정도를 제외하면 인기스타가 출연한 적 없는 <넌 감독이었어>는 아직 구독자가 8만이 채 되지 않는 신생채널이다. 하지만 장항준 감독의 유쾌한 진행 속에 영화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에 영화팬이라면 충분히 관심가질 만한 콘텐츠다.
이번 추석 연휴에 <넌 감독이었어>의 매력에 빠지는 구독자라면 매주 일요일 오후 콘텐츠 업데이트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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