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금강 하류(강줄기 왼쪽은 군산시 오른쪽은 서천군)
조종안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은 금강(401km)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다. 그렇지만 하나의 행정구역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두 지역은 풍토와 언어가 유사하다. 군산과 서천에 내용이 비슷한 전설이 각각 내려오고 이름이 같은 사찰과 지명도 존재한다. 군산 주민이 서울이나 경상도에 가면 고향이 충청도냐고 묻는 사람을 종종 만날 정도다.
고려시대에 8도 체제가 갖춰지면서 군산은 전라도, 서천은 충청도로 나뉘어 오늘에 이른다. 그럼에도 두 지역 주민은 수백 년을 이웃사촌처럼 지내왔다. 광복 후 동장협의회 추천을 받아 부임한 초대 군산시장 김용철도 서천 출신이었다. 그는 군산에서 양조장 주인과 동산학원 이사장을 지냈으며, 1959년 6월 재취임, '군산호 선장'을 두 번 역임한 인물로 기록되었다.
서천 지역에서 군산으로 통학하는 통학생과 하숙생이 수백에 이르고, 군산의 문화예술 동아리에 가입, 활동하는 젊은이도 많았다. 행정구역만 다를 뿐 생활권이 같았던 두 지역은 1971년 대통령 선거 이후 갈등 관계로 바뀐다. 1990년대 지방자치 부활 이후에는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져 역사 논쟁, 인공섬 개발, 어업권 분쟁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김대현 감독과 금강역사영화제
군산시와 서천군은 2003년 이후 끊겼던 행정협의회를 2015년 5월 재개한다. 이어 군산 시청에서 화해·협력 및 상생, 공동 발전을 위한 제1차 행정실무협의회가 개최된다. 실무자들은 다양한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이후 성공적인 협의로 '군산세계철새축제'를 '금강철새여행'으로 바꿔 그해 11월 공동 개최하였다. 2018년에는 군산·서천 금강역사영화제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