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
산책 후 보더 콜리 모임에 간 산이는 유일한 암컷인 보리 곁을 맴돌았다. 계속된 집착에 보리가 짜증을 냈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로건이 다가왔다. 산이는 자신보다 덩치가 조금 큰 로건을 물어버렸다. 중성화 안 된 수컷의 번식 본능 때문일까. 상대 반려견에 대한 입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 보호자들은 산이가 체격이 더 큰 버니즈 마운틴 도그를 문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훈련으로 반려견의 흥분도를 낮출 수 있지 않아요?" (박세리)
"훈련은 '앉아', '엎드려' 같은 내용이지 인성 교육이 아니잖아요." (강형욱)
산이의 문제는 기질적인 것과 충동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었다. 과연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까.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을 만난 산이는 공격성을 보였다. 앞가슴을 내미는 런지 자세를 취하며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강형욱은 상대방에게 위협감을 주는 자세라며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보에 가까운 보호자들을 위해 목줄이나 입마개 착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강형욱이 스프링 달린 목줄을 맨 이유에 대해 묻자, 엄마 보호자는 "목에 충격을 덜 준다고 해서"라고 답했다. 강형욱은 "(통제하려면) 충격을 줘야죠"라고 단호히 대답했다. 올바른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어서 강형욱은 입마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흔히 입마개가 타인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지만, 강형욱은 "나(보호자)를 위한 것"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해외에서는 반려견이 누군가를 물 경우 어마어마한 벌금을 내야 한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의 개 물림 사고 평균 보상액은 4800만 원(2006년 기준)이었고, 일본에서는 닥스훈트가 짖는 소리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진 피해자가 받은 배상액이 1억 5천만 원이었다. 이 때문에 입마개 착용은 보호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어떤 보호자가 입마개 착용을 거부하고 매번 4800만 원을 낼 수 있을까.
강형욱은 한국에는 공격적인 반려견에 대처하는 정교한 동물보호법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물림사고를 일으킨 가해견이 다음 주에도 또 반려견 운동장에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법이 없다. 현재로서는 모든 것이 보호자 개인에게 달려 있기에, 강형욱은 공격성 있는 반려견에게는 보호자의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민한 반려견에게 최고의 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