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SBS
 
<골 때리는 그녀들> FC탑걸이 혼자서 4골을 몰아 넣은 김보경의 맹활약에 힘입어 FC국대패밀리를 연장전 골든골로 꺾고 SBS 컵대회 6강에 진출했다. 23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선 컵대회 제4경기 탑걸 대 국대 패밀리의 대결이 펼쳐졌다. 한때 우승을 맛봤지만 강등의 수모도 경험했던 '닮은 꼴' 두 팀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로 관심을 모았다.

무려 7점을 주고 받은 골 잔치를 빛낸 스타는 단연 김보경(탑걸)이었다. 선제 득점을 시작으로 후반전 2대 1로 앞서는 점수, 그리고 2대 3으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버저비터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 달성과 동시에 경기를 연장 승부까지 이끌어 냈다. 급기야는 <골때녀> 사상 첫 연장전 골든골과 더불어 1경기 4득점이라는 '포트트릭'의 대위업까지 달성했다.

이로써 탑걸은 연장전 골든골 첫 승리와 더불어 구척장신, 발라드림, 월드클라쓰에 이어 4번째로 6강전에 합류하게 되었다. 반면 지난 시즌 챌린지리그를 벗어나 슈퍼리그로 복귀한 국대패밀리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아쉽게 토너먼트 대회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우승 후 강등' 징크스 경험한 두 팀의 대결+박승희의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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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골 때리는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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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 팀의 승부는 '우승 이후 강등'이라는 영광과 아픔을 나란히 맛 본 공통점으로 관심을 모았다. 국대패밀리는 제1회 슈퍼리그(시즌2)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2회 슈퍼리그에선 최하위에 머물면서 챌린지리그 강등의 아픔을 경험했다. 그리고 지난 챌린지리그 1위에 오르면서 슈퍼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반면 신생팀으로 출범했던 탑걸은 리그전 5위-챌린지리그 1위를 거쳐 슈퍼리그 우승을 거머쥐는 성장형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그런데 우승 직후 치른 제3회 슈퍼리그에선 역시 최하위로 급락하면서 다시 챌린지리그로 강등되고 말았다.

기사회생한 국대패밀리, 절치부심의 심정을 지닌 탑걸은 각각 창단 초대 감독이었던 김병지, 최진철 감독과 재회하면서 SBS 컵대회 우승을 위해 뜨거운 경쟁을 펼치게 되었다. 한편 탑걸에는 지난 시즌 선수 그대로 컵대회에 출전한 데 반해 국대패밀리는 전력 보강이 이뤄지면서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한편 국대패밀리는 옛 멤버의 합류가 전력을 보강했다. 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출신 박승희가 약 1년 2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한 것이다. 팀의 우승 이후 출산으로 인해 공백기를 갖는 동안 국대패밀리는 강등과 승격이라는 극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박승희는 "국대패밀리가 다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싶고 그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혀 또 한 번의 영광 재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역전패 위기에서 팀 구한 김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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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탑걸은 천당→지옥→다시 천당행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김보경 혼자 2골을 넣고 2대 1을 만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승리의 문턱에 도달한 듯싶었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국대패밀리가 아니었다. 후반 5분 무렵 나미해와 김민지가 나란히 문전 혼전 상황을 틈 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는 순식간에 3대 2 국대패밀리의 리드로 뒤바꼈다.

승리 일보직전에서 한순간 패배 위기에 몰린 탑걸은 후반 막판 좋은 기회를 연달아 놓친 탓에 점점 패색이 짙어져만 갔다. 하지만 이 팀에는 해결사이자 에이스 김보경이 존재했다. 국대패밀리 수비들이 집결되어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드리블로 수비를 제치는 순간 정교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 명서현 옆을 뚫고 골망을 가르게 되었다. 이어 울린 주심의 후반전 휘슬 소리는 말 그대로 짜릿한 '버저 비터'의 성공을 알려준 신호였다.

역대 <골때녀> 사상 6번째 해트트릭이자 가장 극적인 순간에 넣은 득점이었기에 현장에서 지켜보던 타 팀 선수들도 기립 박수와 환호를 보낼 만큼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런데 김보경의 득점 본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채리나의 프리킥은 유빈에게 연결되었고 중거리슛 시도를 막기 위해 국대패밀리 선수들은 일제히 유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순간 골문 앞은 텅 비었고 즉각 유빈의 패스는 노마크 상태로 자유롭게 풀린 김보경에게 연결되었다. 그리고 가볍게 감아찬 김보경의 오른발 슛은 그대로 국대패밀리 골망을 뒤흔들었다. 골든골이 성공하면서 4대 3, 기적같은 역전승이 완성된 것이다.

탑걸, 끈끈한 축구 재가동... 토너먼트 대회 돌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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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하석주 구척장신 감독은 "역대급 경기다"라는 말로 간단 명료하게 이번 시합을 정의했다. 그만큼 승패의 축이 양팀 사이를 오가면서 연장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쫄깃쫄깃한 맛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사실상 경기 MVP로 봐도 무방할 만큼 김보경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 승부의 한가운데 있으면서 누구보다 어깨가 무거웠을 팀의 에이스에겐 이번 대결은 어떤 의미였을까?

"정말 기적 같은 날이에요"라고 웃으면서 화답한 김보경은 "저도 사실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 나중에 방송 나오면 봐야 할 것 같아요. 잘 기억이 안나요"라면서 정신없이 경기에만 몰두했던 이날의 맹활약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동안 김보경은 화려한 발재간과 킥력으로 팀을 우승까지 이끈 주역 중 한 명이었다. 반면 실력에 비해 골 운이 뒤따르지 않다보니 지난 시즌에는 팀의 챌린지리그 강등을 막지 못 했다는 자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포트트릭' 4골 성공으로 김보경 뿐만 아니라 탑걸은 슈퍼리그 우승 경력팀의 진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기 시작했다. 노장 채리나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끈끈한 조직력 축구를 발휘했던 탑걸은 최진철 감독과의 재회를 통해 한동안의 슬럼프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토너먼트 대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건 연장전 승리 이상의 값진 소득이 아닐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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