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옥만세> 스틸컷
찬란
이 영화를 보고 천국과 지옥은 한 끗 차이라고 느꼈다. 지긋지긋한 우리 집, 따돌림당하는 학교, 회사, 군대 등등. 특히 지옥은 행복지수가 낮은 한국의 헬조선이 떠올라서 피식 웃음이 났다.
예전에 한 지인이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집에 와서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면 큰일이라며 며칠을 혼자 고민했었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말끝마다 '죽겠다'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 정말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게 아니었던 거다. '지금 무척 힘드니 관심을 가져 달라'라는 SOS 임을 나중에 깨달았다.
나미, 선우, 채린 그리고 혜진까지. 그저 조금의 위로가 필요한 친구를 사귀고 싶었던 건 아닐까. 지옥 같았던 지난밤 내내 타오르던 비닐하우스를 뒤로하고 맞이한 희미한 아침. 간신히 지옥을 빠져나왔지만 또 다른 지옥이 펼쳐지더라도 어쨌든,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었을 것 같다.
당장 죽고 싶지만 복수는 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