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시즌2' 윤도현, 심사평 새 지평윤도현 가수가 6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JTBC <싱어게인 시즌2-무명가수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싱어게인 시즌 2-무명가수전>은 무대가 간절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6일 월요일 밤 9시 첫 방송.
JTBC
타잔의 정글 생존 스토리
타잔을 노래하던 이 이십대 록커는 이듬해 개봉한 <정글스토리>에 출연했다. '록커가 되려는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도현을 윤도현이 연기했다. 경기도 문산에서 나고 자란 윤도현의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신인 '촌놈' 록커가 정글 같은 음악 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생존기를 그린 <정글이야기>라는 이야기라 윤도현의 어색한 연기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장미빛 인생>으로 비평적 성공을 거둔 감독 시절 김홍준 현 한국영상자료원장이 두 번째로 만든 작품이었는데, 당시 충무로에서 보도 듣도 못한 신인 록커의 생존기이자 음악신을 그린 야심하거나 무모한 시도였다. 평단의 호평과 달리 흥행은 요즘 말로 '폭망'해 버렸는데 대신 고 신해철이 만든 OST는 40만장 넘게 팔리며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윤도현은 <내 마음은 황무지> 리메이크, <절망에 관하여>, <아주 가끔은>, <70년대에 바침> 등 쟁쟁한 명곡으로 가득한 OST에 따로 참여하지 않았거나 못했다. 90년대는 그런 시대였다. 문산에서 온 스물 넷 자신만만하거나 혹은 건방진 록커가 '타잔'을 노래하고, 좌충우돌 충무로 예술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또 스타 뮤지션의 OST 작업엔 배제되는 예측불허의 시도가 가능한 시대 말이다.
이후 윤도현이 YB를 결성하고 <오 필승 코리아>로 '월드컵 밴드'의 반열에 오른 것이 30대 초반이었다. '록커가 되려는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90년대와는 또 다른 21세기가 열렸다. (KINO의 표현에 따르면) '살아있는 정신의 록을 꿈꾸는 타잔'이던 윤도현은 그런 의외의 실험이 가능했던 90년대를 거쳐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음악을 요구하는 정글 같은 음악판에서 30년 가까이 살아남았다.
노래방에서 남성들이 즐겨 부르는 수 많은 록 발라드 히트곡을 보유한 가수이자 밴드 리더다. 어눌한 듯 재기발랄하고 촌철살인까지 갖춘 입담으로도 대중에게 어필했고, 그의 엔터테이너로소의 기질도 다 방면에서 발휘됐다.
음악 토크쇼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라디오 <두 시의 데이트>를 거쳐 지금은 <4시엔 윤도현입니다>를 진행 중인 현역 라디오 DJ이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단골 멘토이기도 하다. <정글스토리>의 한(?)을 풀려는 듯 YB 멤버들과 함께 <온 더 로드 투>와 <나는 나비>라는 음악 다큐멘터리도 2편이나 남겼다.
무엇보다 김민기의 <개똥이>를 시작으로, 90년대 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유다 역할을 소화했고, 이후 <하드라카페>, <헤드윅>, <광화문연가>, <원스> 등 유명 뮤지컬에서 <타잔>에서부터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던 예의 그 절창의 보컬 실력을 뽐냈다. 타고난 록커가 무대에의 도전을 통해 대중예술가로, 엔터테이너로 거듭나는 시간들이었다.
그야말로 치열하게 살았다. 내년이면 데뷔 30년이다. 2002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잡는다 해도 20년이 넘도록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다. 그런 그가 어느덧 50대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최근 뜻밖의 근황을 공개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감춰왔던 암 투병과 완치 소식이었다. 윤도현이 지난 10일 소셜 미디어 글을 통해 지난 3년 간 휘귀성암 위말트림프종 투병과 최근 완치된 소식을 알린 것이다.
50대 맞은 윤도현의 암 투병 고백
태어나 전 죽음이란 것을 첨으로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도 했구요. 정말 수많은 생각에 잠겨 혼자 울기도 해보고 방사선 치료 때문에 몸이 힘들어도 억지로 웃어보고 스케줄을 견뎌보기도 하면서 참 많은 교훈을 얻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겪어보니 암세포보다 사실 부정적인 마음이 더 위험한 것이라 걸 뼈저리게 느꼈기에 긍정의 마음으로 부정적인 모든 것들로부터 이겨내시길 바라는 맘으로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