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사카모토 미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아시아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자인 사카모토 류이치는 국내에서도 매우 잘 알려진 음악가다. 한국영화 <남한산성> 음악감독으로도 참여한 그가 지난 3월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많은 영화팬들이 안타까워했음은 물론이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특별한 이유는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자로 그를 선정했고, 그의 차녀 사카모토 미우가 직접 영화제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충북 제천시 문화회관에서 사카모토 미우를 만날 수 있었다. 국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방문한 사카모토 미우는 막 토크 프로그램을 끝나고 나온 직후였다. 올해 새롭게 진행된 JIMFF FAN STAGE는 유명 음악인들과 접점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로 게스트가 직접 관객들 앞에서 토크 및 공연을 선보이는 방식이다.
풍성한 영감
영화 <철도원> OST를 부른 사카모토 미우는 2006년 KBS <영화음악회> 출연한 이후 공식적으로 두 번째 내한이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차례 한국에 왔는데, 벌써 20년 가까이 됐다"며 사카모토 미우는 그때는 처음이라 상당히 긴장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보다 차분하게 관객들 앞에 섰다"고 소감부터 전했다.
행사에서 미우는 엘비스 프레슬리 노래를 비롯해 부친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미우를 위해 만든 곡이자, 곧 개봉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몬스터> 수록곡 등 총 네 곡을 선보였다. 관객들 반응에 즐거움을 표한 그에게 부친의 수상 및 그 영향력부터 물었다.
"아버지께서 잘 하셔서 상을 받으시는 거니까 기쁘다. 한국분들이 아버지를 사랑해주신다는 그 마음에 감사하다. 사실 아버지의 작업과 제 작업은 그 방식이 다르긴 한데 제가 좋아하는 음색이나 멜로디는 아무래도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 음악가로서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긴 하지만 아버지께서 제 목소리를 좋아해주셨다. 계속 노래하라는 그 말씀에 자신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17세 나이로 데뷔한 미우는 음악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모친인 야노 아키코 또한 일본에서 상당히 알려진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사카모토 미우는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부모님께 배웠다"며 부친의 기억을 이어나갔다.
"최근에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라는 다큐멘터리가 개봉한대로 아버지 모습은 그 안에서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래도 음악가로서 대스타셨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셔서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본 아버지는 굉장히 귀여운 사람이었습니다(웃음)."
이런 영향인지 미우 또한 일본에서 가수이자 뮤지션, 성우, 그리고 연기 등 다방면에서 자신의 예술적 영감을 펼치고 있다. 결혼 전부터 함께 생활해 온 고양이 관련 포토 에세이나 시를 출판하기도 했다. "제천에 온 경험이나 이렇게 인터뷰하는 순간도 제겐 영감이 된다"며 미우는 자신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음악은 이제 저의 한 부분이다. 육아할 때도 다 음악의 재료가 된다. 그리고 일종의 저를 지켜주는 존재같다. 같이 삶을 살아가면서 희망을 주기도 하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만큼 제겐 가까운 존재다. 그리고 영화는 제가 잘 모르지만 이왕이면 삶의 기쁨과 희망을 느끼게 하는 작품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