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포맨> 유튜브 캡처 1
고은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고리타분한 옛말을 반대로 돌려주고 싶은 요즘이다. 남자 셋이 모이면 접시 아래 저울이 놓인다. 요란한 여자들이 접시를 깨는 것 정도는 사소한 사건으로 보일 만큼 남성들은 서로를 저울에 올리는 것으로 나쁜 문화를 공고하게 유지한다.
존재감 크기를 다투고 남자다움을 증명해 순위를 매기는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여성'을 증명 수단으로 동원한다는 거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비슷한 장면이 되풀이됐다.
'행복에 목마른 네 남자의 토크쇼'라고 소개한 <돌싱포맨>에는 이혼 경력이 있는 네 명의 남성이 나온다. 신발 벗고 들어가는 거실에서 이루어진 촬영이 출연진을 더 느슨하고 투명하게 만든 걸까. 연애 경험을 하나씩 꺼내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키스해봤어요?"라는 질문이 뜬금없이 날아든다.
연애, 결혼 경험까지 다채로운 중년 남성들에게 도대체 이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지만 그들은 진지했다. 급기야 키스해 본 사람은 손을 들어보자는 호구조사가 시작됐고 이때 개그맨 김준호가 서열을 한 방에 정리하기 위해 딱 한 마디 던진다. "나는 어제 키스해 봤다 손 들어!"
중년이 되어서도 끊지 못한 남성성 과시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