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브' 장원영아이브(IVE. 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의 장원영이 4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 I’ve IVE(아이해브 아이브) >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I’ve IVE >는 '자기애, 자신감, 자유'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주체적인 자기 확신을 담은 11개의 곡을 담은 앨범이다.이정민
"애한테 너무 하네... 신기하고 예뻐서 다가가 인사하고 싶었던 걸 텐데. 내가 OO를 좋아하는 이유. OO는 저런 상황에 깜짝 놀랐다가 활짝 웃어줬음. 놀랄 수는 있음. 근데 단순 팬인 걸 알았다면 무안하지 않게 해줄 수도 있지 않나? 게다가 어린 아이인데."
도대체 장원영이 무엇을 잘못한 걸까. 4초가량의 짧은 영상이 불러온 파장은 컸다. 영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장원영은 아이브 멤버들과 함께 이동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초등학생 나이대의 남자 아이가 다가와 자신을 향해 손을 뻗자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장원영 입장에서는 공격이나 테러라고 여길 수도 있었다.
물론 건조하게 팩트만 들여다 보면 연예인과 팬 사이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해프닝이라고 볼 수 있다. 공항이나 팬 사인회 등에서 극성 팬들이 밀집한 군중의 틈 사이에서 스타의 신체 일부를 만지는 사례는 굉장히 흔하다. 그런데 이 영상이 게시된 '맘카페'에서 일부 회원들이 장원영의 태도가 '과잉 대응'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
그들은 장원영을 힐난했다. 아이브가 '초통령'으로 사랑받고 있는 만큼 아이의 입장을 배려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장원영의 입장은 왜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걸까). 이를테면 '아이에게 한 번 웃어주는 게 어렵냐', '대놓고 피하지 말고 웃어줬으면', '아이에게 평생 소중한 기억인데 아쉽다'는 식이다. 급기야 그 짧은 영상만으로 장원영의 인성을 평가하기도 했는데, 분명 선을 넘은 비난이었다.
일부 언론들은 계속해서 '갑론을박'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 맘카페 일부 회원의 장원영에 대한 비난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상대가 아무리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남자아이라고 해도,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 몸을 만지려고 하면 피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행동인데, 이를 트집 잡는 건 과한 것 아닐까.
아무리 연예인이라고 해도 동의 없이 신체를 터치하는 것까지 허용해야 할 의무는 없다. 게다가 그런 불쾌한 상황에서 '표정'까지 신경쓰라는 건 무리한 요구이다. 잘못을 따지자면, 오히려 타인의 신체를 허락없이 만지려 한 남자아이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또, 아이가 그 기본 중의 기본을 모른 채 행동했다면 이를 가르치지 않은 부모의 잘못도 따져봐야 한다.
이 정도가 우리 사회의 상식적인 견해일 것이다. 그리고 이 논란은 이쯤에서 마무리 되었어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양상은 '맘카페에 대한 혐오'로 번지는 모양새이다. 물론 논란의 출발점이 맘카페인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일부 과격한 회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놀랐을 장원영을 걱정하고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나무라고 있다.
"맘카페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맘카페에 붉은 완장을 채워준, 맘카페를 정치 조직으로 삼은 문(전 대통령) 때문이라고 본다." (전여옥)
어떤 단체, 조직이든 간에 그 구성원은 다양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맘카페 내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일부의 생각을 전체의 것인 양 싸잡아 비난하는 태도는 성급할 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가령, 이런 사람 말이다. 전여옥 전 의원은 26일 자신이 블로그에 '장원영은 장난감이 아니다!'라는 글을 게시하며 장원영을 향한 비난에 일침을 가했다.
여기까진 좋다. 상식적인 발언이다. 하지만 급발진한 전 전 의원은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그는 맘카페에 부정적인 글이 올라오는 순간 동네 카페, 식당, 병원 등이 문을 닫게 된다며 절대권력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라고 자문하더니, 그 이유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과거 문 전 대통령이 전국 지역 맘카페 회원들과 만나 "붉은 완장을 채워"줬기 때문이라나.
전 전 의원이 글을 작성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장원영을 향한 잘못된 비난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맘카페' 자체를 비난하기 위함이었을까. 그는 맘카페에 정치색을 덧입히며 사건의 본질을 훼손했고, 쓸데없는 논란을 야기하며 혼탁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장원영에게도 부담스러운 짐을 안겼다.
'아무리 팬이라도 연예인에 대한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동의 없이 타인의 신체를 만져서는 안 된다.' 이번 일로 우리가 확인한 상식이다. 이처럼 가벼운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어야 할 일이 '맘카페'라는 단체에 대한 선입견이 더해지며 복잡해졌다. 거기에 일부 정치적인 스피커들이 맘카페에 정치색을 드리우며 이상한 방향으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중은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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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길을 가라.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