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 > 스틸컷.
와이드 릴리즈㈜
영화는 실제 나가사키 현에서 나고 자란 '카나자와 토모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두 배우와 두 달 동안 합숙하며 80년대 나가사키의 감성을 재현했다. 성장의 계절 '여름'을 앞세워 잃어버린 감수성을 되찾는 데 주력한다. 8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X세대와 문화 소비층인 MZ 세대가 레트로를 공유할 수 있는 영화다. 한국에 초난강으로 알려진 쿠사나기 츠요시가 성인 히사 역을 맡았다.
히사는 소심하고 겁 많은 아이지만 겉모습으로 상대방을 평가하지 않는 아이다. 일 년 내내 민소매만 입는다며 반 아이들이 타케를 놀려댈 때나, 동생들과 엄마랑 지내는 허름한 집을 보고서도 친구가 되어준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히사의 진심이 퉁명스러운 아웃사이더 타케에게도 전해진다.
초밥을 좋아하지만 비싸서 잘 못 먹는다는 히사의 말을 기억하고 있다가 고등어 통조림으로 만든 타케의 초밥은 그 어떤 선물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한 밥상일 것이다. 용기가 부족한 히사에게 타케는 "뛰겠다는 마음을 먹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 준다.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배려하고 응원하며 천천히 닮아간다.
히사와 타케는 학교가 끝나고 신나게 놀다 헤어질 때면 "마따네(또 보자)"라고 인사했다. 안녕이란 말 대신 다시 만나자는 약속처럼 말이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사회에 나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 순수했던 시절의 친구만큼 가슴을 뛰게 하는 게 있을까 싶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마음을 나누었던 친구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고등어통조림을 보면 떠오르는 아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