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 라이프> 스틸이미지.
엠엔엠인터내셔널㈜
타에코 또한 일찌감치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전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그 때문에 사회복지사를 택할 정도로 마음 깊이 사랑하고 있다. 겉으로 내색하진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 상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느끼는 법. 지로는 그만큼 타에코를 두고 겉돌기 시작한다.
영화는 아마도 인간의 원초적 감정 중 하나,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하고 소속되고 싶어하는 그 감정을 건드린다. 주위의 반대를 물리치고 가족을 이뤘지만 마음이나 감정이 뜻대로 되지 않는 등장인물들을 쫓다 보면 인생의 아이러니가 간접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타에코의 전 남편 박신지는 청각장애인이다. 일상 대화가 통화는 사람들보다 어쩐지 두 사람이 수어로 대화할 때 더 긴밀해 보인다.
관객 입장에선 더욱 외로움을 느끼게 된 지로나, 박복한 운명 앞에 놓인 타에코 등 각 등장인물들에게 충분히 감정이입할 여지가 클 것이다. 어느 한쪽의 시선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사연을 교차 배치함으로써 인생의 복잡다단함을 엮어놓았다.
잔잔하면서도 다소 건조한 장면의 나열처럼 보이지만, 중후반부터 영화는 각 인물들의 내면이 대조되면서 힘을 갖는다. 특히 끝내 박신지를 쫓아 품어보려 했던 타에코의 마지막 모습이 인상 깊게 남을 것이다. 속도감을 강조하는 대신, 캐릭터와 정서의 힘을 밀고 간 감독의 뚝심이 특징이다.
한줄평: 정공법의 묘미
평점: ★★★★(4/5)
영화 <러브 라이프> 관련 정보 |
원제: LOVE LIFE
감독: 후카다 코지
출연: 키무라 후미노, 나가야마 켄토, 스나다 아톰
수입 및 배급: 엠엔엠인터내셔널㈜
러닝타임: 123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개봉: 2023년 7월 1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