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MBC
 
"프로그램 존폐 여부는 저희가 결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면 사라지는 것이 맞다. 위기라는 단어에 집착하기보다는 한주, 한주에 집중하는 요즘을 살고 있다."(유재석)

재정비에 돌입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돌아왔다. 시청률 부진(최저 시청률 3%,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 거듭되고, 시청자들의 불만이 쌓이며 위기를 맞았고 멈춤은 불가피했다. <놀면 뭐하니?>가 제시했던 개편의 방향은 세 가지였다. ① 정준하, 신봉선 하차 ② 2주 간 재정비 ③ 제작진 교체. 파격적이라 할 수 없는 조치들이라 큰 기대감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2주 후, 박창훈 PD에 이어 연출을 맡은 김진용, 장우성 PD가 제시한 해답은 '주우재 영입'이었다. 얼핏 '너무 뻔한 답'처럼 보였다. KBS 2TV <홍김동전>, KBS joy <연애의 참견>, MBC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등 여러 예능에서 활약 중인 주우재가 최근 가장 핫한 예능인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또 <놀면 뭐하니?>에 여러 차례 출연하며 활약하는 등 멤버들과의 관계도 돈독한 편이다. 

제작진이 주우재를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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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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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입장에서는 예능의 흐름을 알고 있고,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주우재를 영입하면 훨씬 수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게다가 멤버들과도 친분이 있기에 멤버십을 형성하기에도 용이하다고 여겼으리라. 하지만 변화를 갈망하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의외성이 있는 선택은 아니다. 정준하와 신봉선을 대체한 주우재가 주는 신선함은 그리 크지 않았다.

"오랫동안 방법을 고민하고 개편까지 오면서 선택한 앞으로의 방향은 밑의 세대인 동생들이 주축이 되고 유재석, 하하씨가 변두리가 돼 동생들에게 놀림을 받는 구도로 판을 짜는 거예요." (장우성 PD)

물론 제작진이 주우재를 선택한 이유를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멤버십 강화는 <놀면 뭐하니?>의 오랜 숙제였다. 기존 멤버들의 신구 조화가 되지 않고, 일부 멤버가 겉도는 인상을 줬던 탓이다. MBC <무한도전>, KBS 2TV < 1박 2일 >, SBS <런닝맨> 등 대표적인 장수 예능들의 최대 강점은 역시 '멤버십'인 만큼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었으리라. 

장우성 PD는 주우재가 출연했을 때 "무게 중심이 유재석씨 중심에서 이쪽으로 넘어오면서 미주씨도 살고 진주, 이경씨도 편한 사람이 생겨 목소리를 내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앞으로 <놀면 뭐하니?>가 추구하는 방향은 '동생들의 성장'을 토대로 한 '주축의 변화'가 될 것이다. 이는 중심에서 멤버들 옆으로 이동한 유재석의 모습이 담긴 새로운 포스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미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MBC
 
제작진의 의도를 납득시키려면 '콘텐츠'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 1일 방송에서 <놀면 뭐하니?>는 새 멤버(주우재)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단합대회를 준비했다. 멤버들은 구동보 패키지(하하·이미주·박진주)와 철원 패키지(유재석·이이경·주우재) 두 팀으로 나뉘어 일일 버스 투어를 떠났다. 멤버들은 각각 갯벌 및 온천 체험, 꽃밭 및 백마고지를 둘러보며 시민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재정비 후 첫 방송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새 멤버를 환영한다면서 두 팀으로 나눈 건 의아했다. 아마 주우재가 기존 멤버들과 친분이 두텁기에 별다른 기획이 필요 없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멤버와 기존 멤버의 관계성이나 합을 확인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새 멤버를 영입하는 첫 방송이 평이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낄 만했다. 

그 아쉬움은 시청률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놀면 뭐하니?> 190회는 3.2%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회차(4.3%)에 비해 1.1%P나 하락한 수치였다. 자체 최저 시청률인 3.0%와도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성적이라 재정비가 무색했다. 이와 같은 반응은 정준하와 신봉선이 하차하고, PD를 교체했음에도 방송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첫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 다음 주에는 멤버 6명이 모두 모여서 완전체로 미션에 도전할 예정이다. 재정비 후 새로운 방향성을 들고 나온 <놀면 뭐하니?>가 앞으로 어떤 기획력을 보여줄지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 비판을 넘어서는 건 결국 재미다. 그걸 입증해야 <놀면 뭐하니?>가 '폐지'를 넘어 '장수 예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놀면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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