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진행된 tvN 새 예능 프로그램 < 2억9천: 결혼전쟁 >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강숙경 작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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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선호하지 않는 지금 < 2억9천 >의 기획의도는 무엇일까. 연출을 맡은 이원웅 PD는 "대한민국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시대다. 도대체 왜 결혼하지 않을까. 예전에는 중학교에 가고 고등학교에 가듯이 당연하게 결혼을 했다. 요즘은 왜 젊은이들이 고민하고 결혼을 포기할까.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니니까,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탐구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숙경 작가는 방송을 보면 "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결혼할 결심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저희 프로그램이 결혼장려 프로그램은 아니다. 왜 결혼을 하지 않는지에 대한 답도 사실 없다. 이미 결혼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왜 결혼을 하는 걸까'에 대한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혼은 혼자 결정할 수 있지만 결혼은 혼자 결정할 수 없다. 같이 결혼하겠다는 결심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하는 걸까. 얼마나 사랑하고 어떤 마음이 들면 결혼할까. 이런 것에서 시작했다. 방송엔 출연자들이 왜 결혼하려고 하는지가 담겨있다. (제작진이 출연자들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굉장히 괴롭힌다. 그 와중에 사랑한다는 증명을 하고 마지막까지 결혼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숙경 작가)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결혼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가 결혼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평균 2억 8739만 원에 달한다. 제작진이 서바이벌 우승자 커플에게 정확히 2억9천만 원을 주기로 결정한 이유도, 프로그램 제목을 '2억9천'이라고 정한 이유도 그 덕분이라고.
이원웅 PD는 "2억9천만 원의 대부분이 집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저는 그 숫자를 보고 꽂혔다. 결혼자금이 3억도 아니고 2억도 아니고 2억9천이라는 것에 매료됐다. 그 숫자가 계속 생각나고 더 아득한 느낌이 들더라. 제목에 숫자를 잘 쓰지 않는데, 2억9천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방송인 장성규, 소녀시대 수영, 배우 이기우, 코미디언 이은지는 진행자이자 관찰자로서 < 2억9천 > 속 예비 부부들의 경쟁을 지켜보는 역할을 한다. 어느덧 결혼 10년차를 맞았다는 장성규는 프로그램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연애할 때는 이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서 달콤한 말과 행동을 많이 했는데, 10년차가 되면서 '나는 왜 이렇게 못난 남편이 되었나', '왜 이렇게 부족해졌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반성하고 초심을 찾고싶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을 보면서 그때를 추억하고 다시 좋은 남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은지는 < 2억9천 >을 촬영하면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단다. 그는 "예전에는 (결혼할 상대에 대해) 언제나 든든한 내 편, 같이 늙어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바뀌었다. 인생에 고난이 왔을 때 같이 이겨내는 게 결혼 생활이더라. 이상형도 좀 변했다. 나랑 잘맞고 재밌는 게 아니라 어려움을 잘 회복하고 같이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