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제작 현장
넷플릭스
< LA타임스 >는 "드라마 업계에서 '오징어 게임'은 이른바 가성비(cost-effective)가 좋은 K콘텐츠의 대명사가 되었다"라며 "이 밖에도 '킹덤'이나 '지옥' 등 한국의 다른 인기 시리즈도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적자의 위험을 감수하고 제작자에게 기존 미디어에서 볼 수 없던 창작의 자유를 보장했고,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세상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넷플릭스의 사업 방식에 점점 더 의문과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LA타임스 >는 "한국 드라마 업계의 노동 환경은 혹독했고, 지난 2016년에는 한 젊은 프로듀서가 격무를 버티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도 있다"면서 "넷플릭스가 처음 한국에 진출했을 때는 미국처럼 엄격한 노동 기준이 한국에도 적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사에서 김기영 공공운수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제작 환경은 국내의 여느 작품과 다를 바 없다"라며 "결국 다 같은 한국 제작사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지부장은 "모든 것이 인건비로 귀결되고, 엄청난 무급 노동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저예산으로 세계적인 인기 작품을 만들면서 넷플릭스의 기준선이 됐고, 그들은 한국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L A타임스 >는 "최근 할리우드가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K콘텐츠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라며 "한국의 보조 작가들이 최저 임금에 가까운 돈을 받고 불규칙한 노동을 하는 것이 K콘텐츠가 저예산을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라고 비판했다.
"K콘텐츠 업계, 비뚤어진 자부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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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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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와 6부작 드라마를 계약한 한 작가는 "한국 드라마 업계는 매우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을 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라며 "아무리 많은 K콘텐츠가 수출되더라도 노동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곧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업계의 많은 이가 비뚤어진 자부심(perverse pride)을 가지고 있다"라며 "그들은 K콘텐츠의 성공이 지금의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여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LA타임스 >는 "넷플릭스는 직접 고용주가 아니어서 노조와 교섭할 의무가 없고, 최근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업체들이 노조 협약에 서명한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은 그런 교섭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현재 한국 국회에서 심의 중인 노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고용주의 정의가 넷플릭스로도 확대되어 노조와 교섭할 수 있게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동혁 감독이 지난 2월 국회에서 "또 다른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이 나오려면 창작자들의 생계가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LA타임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넷플릭스는 K콘텐츠 제작자에게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대가를 지급하고 있으며, 한국의 모든 제작 파트너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라며 "이 기준은 한국 법률을 충족하거나 초과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로 수천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