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의 한 장면
MBC
요즘 화제인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아래 태계일주 2)를 보다 16년 전 갔던 인도 여행이 떠올랐다.
한국이 '다이나믹 코리아'라면 인도는 '인크레더블 인디아'이다. 여행객들이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뉴델리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 곳곳에도 이 문구가 붙어 있다. 인크레더블(Incredible)! 단어 그대로 인도에서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매일 일어난다. 무엇을 상상하든 무조건 그 이상이다.
중앙선과 신호등은 찾아볼 수 없는 거리에 차와 릭샤, 오토바이, 사람이 한데 엉켜 다니고, 경적은 1초도 쉬지 않고 울려댄다. 기안84의 말처럼 "인도에는 인도가 없다". 차 피하랴 바닥에 깔린 소똥 피하랴 정신없이 걷다가 방심하게 되는 순간, 발에 소똥이 묻는다. 기안84처럼 운동화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슬리퍼를 신은 엄지발가락이라면... 인크레더블 인디아!
2007년 5월 도착한 46도 인도 뉴델리 공항은 흡사 찜질방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선 좀처럼 맡아볼 일 없는 뜨거운 공기가 콧 속으로 훅하고 들어왔다. 하루 종일 찜질방 불가마에 앉아 밥도 먹고 잠도 자는 느낌. 하지만 크게 걱정할 건 없다. 2주간 난생처음 겪는 더위에 입맛을 잃고 나면 나중엔 40~41도만 돼도 "오늘 좀 선선한데"라는 말을 하게 되니까.
오히려 혼돈의 거리와 더위보다 여행자들을 지치게 하는 건 호객과 '흥정'이다. 흥정이라 쓰고 '바가지'라 읽는 일이 인도 여행 내내 매일, 매순간 이어진다. 가까운 시장에 가거나 기차역에 가려고만 해도 터무니없는 액수를 부르는 릭샤꾼과 입씨름을 해야 한다. 50루피이면 갈 거리를 300루피를 부른다거나 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여행 내내 매일 입에 같은 말을 달고 다녔다.
"나 인도인 가격 알아요!"
나와 같은 시기 인도를 여행하던 친구는 뉴델리에서 바라나시까지 가는 기차표를 100달러에 사기도 했다. 기차역 앞에 서 있던 친구에서 한 남자가 다가와 팔에 찬 완장을 보여주곤 "내가 여기 경찰인데, 오늘 표 다 팔렸어"라며 친구를 한 여행사 사무실로 데려갔다. 경찰이라던 그는 본인이 의자에 앉더니 '오늘 가는 표는 100달러짜리 밖에 없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인도인들 한 달 벌이가 2만 5000원~5만 원 한다던 시기였다.
더위와 바가지에 매일매일 시달리다보면 인내심이 뚝 하고 끊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느 순간 '이 사람이 나를 돈으로 보고 속인다'는 생각이 들면, 꼴랑 250원 차이 때문에 릭샤를 타지 않고 땡볕에 걸어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태계일주 2>를 보는 내내 기안84의 태도에 놀랐다.
'노 하시시, 노 보트, 노 실크'... 바라나시에 가면 생기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