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FC 불나방의 정신적 지주였던 '절대자' 박선영이 작별 인사를 고했다. 지난 14일 방영된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선 슈퍼리그 3, 4위전 경기와 더불어 파일럿 방영부터 동고동락했던 박선영의 하차가 전격 발표되어 동료들과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잘 알려진 것처럼 박선영은 과거 <불타는 청춘> 시절 진행된 축구 경기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고 이를 토대로 지금의 <골때녀>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계기를 만들어준 인물이었다. 그간의 역사를 화면으로 쭉 지켜봤던 시청자들은 박선영을 가리켜 '골때녀의 근본'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절대자'라는 애칭으로 그녀의 활약을 응원해 왔다.   

​늘 그라운드에선 적수가 없을 것 같았던 박선영이었지만 하지만 무릎, 종아리 등 성한 곳이 없는 몸 상태로 인해 더 이상 뛸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이번 3, 4위전을 끝으로 프로그램을 떠나게 되었다. "마음은 20대인데, 제 몸과 관절은 저를 기억한다"라는 말로 박선영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릎 부상 악화... 기약 없는 복귀 시점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FC 구척장신과의 3, 4위전 연습이 한창이던 어느 날, 불나방의 주장 박선영은 잠시 후배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이번 경기로 아마... 잠시만 너네들이랑 헤어질 것 같아서"라고 말문을 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박가령을 비롯한 선수들은 곧바로 눈물을 쏟아냈다.

​"팔 하나, 다리 하나가 똑 떨어져 나간 느낌"(박가령)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골때녀'의 정체성이니까"(이현이)
"그동안 언니로서 주장으로서 잘해줬는데 내일 마지막 경기라 아쉽다"(조재진 감독) 


박선영은 "내가 나갔을 때 최소한 우리 팀에 타격이 없었으면...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싶어서 팀원들을 다그친 부분이 미안하다"고 언급했다. 일단 박선영은 한 시즌 쉬면서 치료 잘 받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자막으로 소개된 것처럼 회복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선수 본인으로선 더욱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골대 불운... 아쉬운 고별경기 한 골 차 패배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불나방은 주장의 마지막 경기를 꼭 승리로 장식해 보답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상대팀 구척장신의 대응 역시 만만찮았다. 앞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경기 초반엔 차서린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는 등 변칙적인 방법으로 불나방을 압박했다. 그 결과 선제골의 주인공은 구척장신이었다.  

​허경희가 중앙선에서 멀지 않은 오른쪽 측면에서 강하게 찬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 망을 가른 것이었다. 골키퍼 안혜경이 손 쓸 틈조차 주지 않은 초강력 골로 먼저 1점을 획득한 구척장신은 기세를 모아 후반전에도 거세게 불나방을 몰아붙였다. 반면 불나방은 박선영, 안혜경 등의 슛이 골대를 맞히는 등 좀처럼 골운이 뒤따르지 않았다.  

후반 쐐기골 역시 구척장신 허경희가 만들어 냈다. 전반전과 동일한 상황, 비슷한 지점에서 때린 공이 다시 한번 날카롭게 불나방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2대 0으로 달아났다. 뒤늦게 한골을 만회한 불나방은 총력을 기울였지만 더 이상 추가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막판 종아리 근육이 올라온 박선영은 경기장 밖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어떻게든 다시 뛰려고 애썼지만 끝내 종료 휘슬이 울렸고 그렇게 절대자의 '라스트 댄스'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타 팀 선수들도 함께 흘린 눈물... 굿바이 절대자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3, 4위전 응원을 위해 찾아온 <골때녀> 타팀 선수들도 이날에서야 박선영의 하차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시합 종료 후 작게나마 마련된 이별식이 진행되면서 경기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박선영을 떠나보내는 시청자들의 마음 역시 분명 이들과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팀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의 연장자로서 기량과 태도 등 모든 면에서 항상 모범이 되어준 선수였기에 그녀의 하차는 <골때녀> 역사의 한 시대가 아쉽게도 막을 내렸음을 의미했다. 원년 멤버들 상당수가 부상, 몸상태, 개인사정 등으로 인해 차례로 프로그램을 떠나는 와중에도 84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든든하게 그라운드를 지켰던 박선영의 하차는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매주 수요일 밤마다 즐거움과 안타까움이 늘 교차되는 마음으로 화면을 지켜봤던 사람들에게 절대자는 <골때녀> 그 자체이기도 했다. 많은 시청자, 그리고 동료 선수들과 더불어 시간이 걸릴지언정 다시 그라운드에서 절대자의 화려한 플레이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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