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영화 포스터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영화 포스터 ⓒ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전 우주의 행성을 집어삼키는 절대자 유니크론(콜먼 도밍고 목소리)은 스커지(피터 딘클리지 목소리)와 테러콘들을 이끌고 시공간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트랜스워프 키'를 손에 넣기 위해 맥시멀의 행성을 공격한다. 맥시멀의 리더 에어프링크(데이비드 소볼로프 목소리)는 파멸을 막기 위해 옵티머스 프라이멀에게 트랜스워프 키를 갖고 지구로 도망치라고 명령한다. 

테러콘이 옵티머스 프라이멀, 에어레이저, 치토, 라이녹스 등 탈출한 맥시멀을 뒤쫓아 지구에 도착하자 그동안 정체를 숨기고 지내던 '오토봇'이 모습을 드러낸다. 옵티머스 프라임(피터 컬런 목소리)이 이끄는 '오토봇'과 옵티머스 프라이멀을 중심으로 한 '맥시멀', 전직 군인인 노아(앤서니 라모스 분)와 고고학자 엘레나(도미니크 피시백 분)은 테러콘의 위협에 맞서 힘을 합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마이클 베이가 연출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함께 2000년대 이후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다. 2007년 첫 선을 보인 영화 <트랜스포머>는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볼거리와 속도감 넘치는 액션으로 전 세계에서 7억 불의 수익을 올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어진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 <트랜스포머 3>(2011),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2017), 인기 캐릭터 범블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리부트이자 스핀오프인 <범블비>(2018)까지 총 여섯 편의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는 전 세계에서 48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선 일곱 번째 작품이자 리부트 시리즈론 <범블비>를 잇는 두 번째 영화다. 전작 <범블비>가 1987년이 무대라면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7년 뒤인 1994년을 시간 배경으로 삼았다. 작중에서 <범블비>를 언급하는 대목이 나오는 것으로 봐선 두 영화의 세계관은 확실히 같고 아직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한 옵티머스 프라임에 주목한다면 마이클 베이가 연출한 다섯 편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아마도 연결되지 않을까 짐작한다. 메가폰은 <더 랜드>(2016), <크리드 2>(2019)를 연출한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감독이 잡았다.

세계관 확장 눈길... 인간 캐릭터 구축​ 노력​​​​​​도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영화의 한 장면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영화의 한 장면 ⓒ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의 특징은 세계관의 확장이다.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 시리즈 가운데 인기가 높았던 <비스트 워즈>를 기반으로 한 작품답게 16년간 영화 시리즈를 이끌어 온 옵티머스 프라임, 범블비, 그리고 새롭게 나오는 실버 포르쉐의 미라지, 모터사이클인 알씨, 폭스바겐 버스인 휠잭, 수송기 형태의 '스트라토스피어' 등 '오토봇' 외에 동물형 로봇인 '맥시멀'이 새롭게 등장한다. 

맥시멀은 고릴라로 변하는 옵티머스 프라이멀, 치타가 되는 치토, 매의 형태인 에어레이저, 거대한 코뿔소인 라이녹스 등 다양한 동물로 변신하며 기존의 자동차 변신과는 다른 맛을 준다. 오토봇, 맥시멀에 악의 세력인 '테러콘'의 스커지, 나이트버드, 배틀트랩, 프리저, 프레데콘까지 더한다면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에 나오는 로봇 캐릭터의 규모는 이전 작품들을 가볍게 웃돈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인간과 변신 로봇의 비중에 균형을 맞추고 인간 캐릭터 구축에 노력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전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인간 캐릭터는 대부분 민폐에 가까웠다. 반면에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거대한 변신 로봇들의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인종과 성별 묘사에 고심한 흔적도 역력하다.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남자 주인공은 백인 남성이고 여성 주인공은 육체를 대상화하거나 수동적 인물에 그쳤다. 이와 달리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의 주인공으로 분한 앤서니 라모스는 라틴계이고 도미니크 피시백은 흑인이다. 극 중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거나 백인에게 업적을 빼앗기는 등 유색인종으로서 겪는 어려움은 현실과 다를 바 없으며 이런 인종 차별, 경제적 불평등을 서사에 설득력 있게 녹였다. 도미니크 피시백이 분한 엘레나가 그저 로맨스의 대상이거나 남성의 도움이 필요한 여성이 아닌, 전문가로서 역할을 다하는 캐릭터로 묘사한 점도 바람직한 변화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영화의 한 장면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영화의 한 장면 ⓒ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팬들이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기대하는 건 거대한 '변신' 로봇들이 펼치는 '액션'이다. 먼저 변신을 보자. 전작들이 오토봇이 차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과정의 유기적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동물의 피부와 털 하나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동시에 로봇으로 변신하는 모습까지 구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녹음 과정에서 대사를 말하는 배우의 얼굴을 포착하여 VFX 작업에 반영함으로써 로봇 캐릭터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 넣어 하나의 인간처럼 만들었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액션도 화려하다. 영화는 팬들이 원하는 전투, 추격전, 폭발 등을 골고루 배치했다. 다만, 마이클 베이식의 슬로우 연출과 엄청난 스펙터클을 기대해선 곤란하다. 도리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연상케 하는 점이 흥미롭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의 마지막 대규모 전투 장면은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을 참고한 인상이 짙다. 다가올 일을 예고하며 거대한 유니버스를 꿈꾸는 쿠키 영상도 마블 영화처럼 넣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판타지 장르로 이식한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2023),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2018)를 닮은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2023)의 사례에서 볼 때 앞으로 마블 영화들의 특징은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에서 상당히 나타나리라 예상된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의 연출을 맡은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감독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오리지널 팬들과 처음 접하는 관객 모두에게 새로운 것을 전달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한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은 팝콘 블록버스터로서 손색이 없다. 거대한 로봇의 변신과 스펙터클이란 고유한 재미를 살리되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관점으로 프랜차이즈를 변신시킨 시도가 좋다. 이정도면 <범블비>에 이어 프랜차이즈를 잘 되살렸다.

앞으로도 변신 로봇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리부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자 '트랜스포머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범블비> 이전의 사이버트론을 배경으로 한 <트랜스포머 원>이 2024년 개봉 예정이고 <범블비 2>와 디셉티콘의 리더린 메가트론의 솔로 무비가 제작될 거란 소식이다. 무엇보다 궁금한 건 쿠키 영상에서 예고한 다른 작품과의 '크로스오버'다. 두 개 작품의 판권을 모두 가진 미국의 장난감 회사 하스브로가 '하스브로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어떤 방식으로 펼칠지 기대된다.
스티븐 케이플 주니어 앤서니 라모스 도니미크 피시백 피터 컬런 론 펄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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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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