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손오공' 뮤직비디오
플레디스
아이브, 르세라핌, 에스파, (여자)아이들, 뉴진스 등 걸그룹이 빈틈없이 줄 세우기한 음원차트 정상권에서 청일점이 눈에 띈다. 바로, 세븐틴이다. 이들의 미니 10집 타이틀곡 '손오공'의 기세가 화끈하다.
'손오공'을 뮤비연구소 연재로 다루기로 하고서 걱정이 앞섰던 건, '손오공'이 딱히 연구할 거리는 없는 뮤직비디오기 때문이다. 연구소라는 연재명에 걸맞게 보통은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가 있거나, 감춰진 상징이나 은유가 많아서 분석하고 해석할 거리가 있는 뮤비를 다루는데 반해 '손오공'은 단지 세트를 배경으로 안무를 촬영한 뮤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손오공'을 택한 이유다. 이야기 형식의 뮤비가 아니어도 하나의 영화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이 뮤비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세트, 의상, 안무, 전체적인 콘셉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스토리를 표현해해는 게 이 뮤비의 놀라운 지점이다. 직접적으로 서사를 만들어내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을 취하지 않아도 특정한 '이야기'가 느껴지는 건, 가사와 안무에 이미 손오공 스토리가 잘 녹아들어 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세븐틴 멤버들의 퍼포먼스 표현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손오공' 뮤비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준다. 보통 아이돌의 퍼포먼스형 뮤비를 보면 서너 개 이상의 세트장이 등장하는데, '손오공'은 완성도 있는 대형 규모의 세트 하나만을 사용한다. 붉은 색감의 이 거대한 세트에서 무려 200명이 넘는 댄서들과 세븐틴 멤버들이 한 몸처럼 칼각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화려하면서도 절도 있고 정제된 느낌을 동시에 자아낸다. 마치 블록버스터급 무협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하다.
자신들의 행보를 손오공에 빗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