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를 표명한 부산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
부산영화제 제공
부산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11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영화계가 술렁이고 있다. 영화제 개막을 5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집행위원장의 사의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석근 아시아필름&콘텐츠마켓위원장에게 문자로 사의를 표하면서 이달 말로 집행위원장 직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영화제 측이 지난 9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관개정을 통해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선임한 직후 사표를 냈다는 점에서 허 집행위원장의 사의를 임시총회에 대한 항의 의미로 보는 시각도 있다(관련기사 :
부산영화제,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
새로 임명된 운영위원장에게 집행위원장 업무의 일부였던 행정과 예산 등을 관장하는 역할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동집행위원장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에 대한 영화계의 부정적 여론이 있는 만큼,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사의로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임시총회 전인 지난 8일 "내가 무슨 말을 한다는 게 적절치 않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른 영화인들에게도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영화제가 정관개정을 통해 운영위원장 직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내부 이견도 존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 지역의 한 영화계 인사는 지난 3월 "조종국 운영위원장 건에 대해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내키지 않아 하고 있어,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월 정기총회를 서면총회로 대체하고 3월로 예정했던 임시총회도 5월에서야 마무리된 것을 보면 그만큼 내부 합의가 어려웠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부산영화제 한 관계자는 "내부의 시선으로 보자면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선임했다는 것은 올해 영화제 이후 임기가 끝나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에게 연임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비친다"고 말했다.
부담 커진 부산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