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크리스탈 팰리스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동작을 하는 관중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토트넘 홋스퍼
유럽 축구가 강력한 인종차별 퇴출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2015년부터 8년째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 인종차별 공격에 시달린 사례는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불과 지난주에도 손흥민이 출전한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를 중계하던 영국 <스카이스포츠> 축구 해설가 마틴 타일러(77)가 손흥민이 반칙한 상황에서 "무술(martial arts) 같다"라고 말했다. 서양에서 '무술'은 동양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태권도, 쿵후, 유도 등을 가리킬 때 쓰는 단어로 아시아 출신인 손흥민에게는 인종차별로 해석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타일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스카이스포츠> 대변인은 "타일러에게 방송 중 단어 선택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상기시켰다. (인종차별을) 의도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타일러는 작년에도 우크라이나 골키퍼 헤오르히 부슈찬(FC 디나모 키이우)가 부상을 당하자 "당분간 경기에 뛸 수 없으니 참전하면 되겠다"라며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한 바 있다.
경기장 출입 금지·벌금형·사과편지까지... 백약이 무효?
토트넘이 앞서 손흥민이 첼시에서 당한 인종차별은 지난해 8월 벌어졌다. 당시에도 첼시의 한 팬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양옆으로 찢는 동작을 한 것이 적발됐고, 첼시는 해당 관중에게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더 나아가 영국 런던의 치안 법원은 해당 관중에게 벌금 726파운드(약 113만 원)와 함께 3년간 축구 관람을 금지하도록 명령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손흥민이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자 상대 팬 일부가 손흥민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인종차별적 비난 메시지를 퍼부었고, 이들은 벌금을 물고 손흥민에게 사과 편지를 쓰라는 법원의 명령이 떨어졌다.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이 계속되자 토트넘 구단은 "소셜미디어 기업과 당국이 조처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라고 나서기도 했다.
그러자 지난 2월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성명을 통해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라며 "우리의 축구 경기에는 어떤 차별도 설 자리가 없으며, 당국과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한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인권단체 "손흥민 향한 인종차별, 소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