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

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2010년 국내 홈리스 선수들로 구성된 축구 대표팀이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발을 들였고, 그해 최우수 신인팀으로 꼽힌다. 최종 성적은 11전 1승 10패. 기록만 놓고 보면 형편 없는데 왜 최우수 신인팀이었을까. 아마도 홈리스(난민, 알코올중독자를 포함, 거처 없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뜻함) 월드컵이라는 대회 취지에 가장 부합해서가 아니었을까.

해당 사연을 영화화한 <드림>이 개봉을 앞두고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언론에 선공개됐다. 기획부터 따지면 약 10년이 걸린 결과물이다. 최근 할리우드 마블 영화 출연이 확정된 박서준이 만년 2등 축구 선수이자 홈리스 대표팀 코치 홍대로, 정상급 가수이기도 한 아이유가 다큐멘터리 PD로 분했다. 연출 또한 <스물> <극한직업>으로 흥행을 경험한 이병헌 감독이기에 기대를 모을 만했다.

이미 한국 대표팀이 출전했던 2010년 경기는 홈리스 월드컵이 9회째를 맞이한 때였다. 당시만 해도 노숙자라는 단어로 불리며 인식이 좋지 않았던 이들이 강한 재활 의지를 보이며 참여한 대회인 만큼 전 세계 공통으로 그 인식 개선에 크게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은 실제 경기에서 팔레스타인에 0대 19로 패할 만큼 최약체였다.

영화 <드림>은 선수 구성 과정, 코치 및 PD의 개인 상황을 교차로 제시하며 흥미부터 끌어내는 전략을 택했다. 가정을 등한시하다 부도를 맞은 사업가, 심성이 너무 착해 사기를 당하다 가정이 파탄 난 중년 남자, 보육원에서 유소년기를 보낸 청년 등 저마다 사연이 있는 선수들과 만년 2등 선수로 취급받다가 폭행 논란에 휘말린 현직 축구선수를 배치시켰다. 

캐릭터 구성과 서사 자체로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전개다. 선수단 구성과 대회 출전까지 겪을 법한 여러 어려움을 묘사한 뒤 후반부부턴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선수단의 몸 사리지 않는 경기 장면을 더했다. 다분히 신파적 요소를 바탕에 깔고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 개그와 상황 개그로 무장해제 시키는 전략이다. 
 
 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

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

영화 <드림> 관련 이미지.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불특정 대중을 대상으로 한 상업영화로써 <드림>은 안전하고 무난한 길을 택했다. 다소 극의 흐름이 빠른 편이고 등장인물의 감정선도 다소 흥분한 채로 진행되는데 이 역시 지금 관객의 정서를 고려하면 영리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예상 가능한 전개지만 감독이 의도한 대목에서 여지없이 웃음이 나오는 건 이 영화의 미덕일 것이다.

언더독의 고군분투, 특히 실제를 과장하거나 미화하기보다 있는 사실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캐릭터별 매력으로 승부를 봤기에 충분히 대중성이나 오락성은 담보된다. 다만 감독 고유의 인장 내지 어떤 특별한 영화적 경험을 원하는 관객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 젊은 감독의 패기 어린 모험이 아닌 다분히 기획 영화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박서준과 아이유의 호흡은 중반부를 거치면서 다듬어진다. 초반까진 액션과 리액션이 다소 붕 떠있어서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본격적으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이런 톤이 일관되게 유지되기에 충분히 몰입이 가능하다. 특히 경기 관찰자이자 촬영 주체인 아이유가 본인이 갖고 있는 매력을 영화 곳곳에 잘 녹였다. 마음의 문을 다소 닫은 관객도 이 지점에서 흔들릴 여지가 크다. 여러 매체 작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기성 배우들이 노련하게 홈리스 축구 선수 모습을 구현해냈다. 한두 명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게 아닌 각 캐릭터별로 고르게 이야기를 끌고 가게끔 구성한 점도 이 영화의 미덕이다.

한줄평: 빤히 알고 보면서도 울고 웃을 영화
평점: ★★★☆(3.5/5)

 
영화 <드림> 관련 정보
감독: 이병헌
출연: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
제공 및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옥토버시네마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5분
개봉: 2023년 4월 26일
드림 박서준 아이유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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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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