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이의 게임 중독은 어느 수준일까. 금쪽이는 2년 전부터 게임에 빠졌는데, 주말에는 게임을 10시간씩 했다. 아빠는 매를 들어 훈육을 시도했지만 (좋은 방법도 아닐 뿐더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아빠의 퇴근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금쪽이는 귀가한 아빠를 환영하며 "연결"이라고 외쳤다. 인터넷 연결을 해달라는 의미였다. 금쪽이는 게임 모드에 도립했다.
잠들기 전 금쪽이는 샤워를 위해 욕실로 이동했다. 이윽고 아빠가 뒤따라 와 금쪽이를 씻겼다. 11세 금쪽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겨주는 모습은 과했다. 고모는 금쪽이가 부탁하지 않아도 해주는 거라며 답답해 했다. 아빠는 금쪽이의 잠자리까지 따라갔고, 금쪽이는 안아달라고 요구했다. 먹이고 씻기도 재우는 등 모든 걸 해주는 아빠의 모습에 오은영은 깜짝 놀란 듯했다.
"얘는 4학년인데 영유아 키우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나?" (오은영)
오은영은 늦둥이 부모들이 자주 범하는 육아 실수에 대해 언급했다. 아이가 너무 귀한 마음에 싫은 소리 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그리되면 ①버릇없는 아이가 되기 쉽다. 또, ②발달도 늦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장 발달의 기회마다 부모가 대신해 주다보면 발달이 방해되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③참을성을 기르는 데에도 악영향을 준다. 기다림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우지 못하게 때문이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적당히'가 안 되는 행위 중독 상태라는 점도 지적했다. 행위 중독이란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됨에도 통제력을 잃고 지속적으로 빠져 있는 상태를 뜻한다. 아마도 금쪽이의 경우 조절이 안 되는 게 게임만은 아닐 듯했다. 실제로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근성도 부족했는데, 게임 외에는 집중 부족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허용적 육아의 문제이기도 했다.
태권도장에 가야 할 시간, 금쪽이는 가기 싫다며 떼를 썼다. 자기 조절이 힘든 듯 벽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 감정이 격해지자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 벽에 머리를 찧는 강도도 점점 더 세졌다. 너무 위험해 보이는 행동이었다. 아빠는 1년 전부터 갑자기 시작돼 올해 들어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말리고 혼내기도 했지만, 이젠 통제가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금쪽이는 자신이 홧김에 던진 휴대전화를 고모가 갖고 나가자 쫓아가서 난리법석을 떨었다. 온갖 때를 쓰더니 고모를 덥석 끌어안았다. 결국 휴대전화를 챙겨서 방 안으로 이동했는데, 그때부터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아빠는 매번 전화를 받아줄 상황이 아니었는데, 금쪽이는 아빠가 받을 때까지 끊임없이 연락했다. 결국 아빠는 내일은 꼭 가라며 금쪽이에게 져주고 말았다.
"금쪽이의 이 모습은 자해 맞거든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의 행동이 자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자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①분노 표출 ②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③ 발달 장애의 경우 안정감을 찾기 위해 ④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이다. 금쪽이의 자해는 마지막 이유였다. 원하는 얻기 위해 괴롭지만 자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쪽이는 자기 뜻대로 상대를 컨트롤하기 위해 자해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편, 아빠와 금쪽이는 엄마가 잠들어 있는 추모목을 찾았다. 2021년 겨울, 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엄마를 추억했다. 아빠는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고, 금쪽이는 그런 아빠를 위로했다. 둘은 서로를 끌어안고 슬픔의 시간을 견뎠다. 집으로 돌아온 금쪽기는 느닷없이 한숨을 내쉬더니 짜증을 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때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울기까지 했다.
이유 모를 자해가 이어졌다. 점점 격해졌다. 금쪽이는 자신을 말려달라며 소리를 질렀다. 울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빠는 대성통곡하는 금쪽이를 다급히 제지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금쪽이는 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까. 오은영은 금쪽이의 게임 의존과 자해 행동이 엄마와의 이별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