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생각도 안 하고 너는 컴퓨터 생각만 하고 있어." (아빠)

지난 7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11세 외동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빠가 출연했다. 그의 옆에는 공동육아에 참여하고 있는 고모가 함께 자리했다. 고모는 금쪽이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제작진에게 사연을 보냈다며, 아빠를 설득해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빠가 고모와 출연한 이유도 궁금했고, 금쪽이가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는지도 알고 싶었다. 

영상 속에는 금쪽이가 컴퓨터를 하고 싶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막무가내로 떼쓰는 장면이 포착됐다. 아빠가 훈육을 하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고집부리는 금쪽이를 당해낼 수 없었다. 다음 장면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악에 받힌 금쪽이가 망치로 캄퓨터를 박살내는 게 아닌가. 게임을 하다 본인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에 못 이겨 그런 식으로 화를 표출했다. 

게임 중독 증상 보이는 금쪽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채널A
 
금쪽이의 게임 중독은 어느 수준일까. 금쪽이는 2년 전부터 게임에 빠졌는데, 주말에는 게임을 10시간씩 했다. 아빠는 매를 들어 훈육을 시도했지만 (좋은 방법도 아닐 뿐더러)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아빠의 퇴근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금쪽이는 귀가한 아빠를 환영하며 "연결"이라고 외쳤다. 인터넷 연결을 해달라는 의미였다. 금쪽이는 게임 모드에 도립했다. 

잠들기 전 금쪽이는 샤워를 위해 욕실로 이동했다. 이윽고 아빠가 뒤따라 와 금쪽이를 씻겼다. 11세 금쪽이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겨주는 모습은 과했다. 고모는 금쪽이가 부탁하지 않아도 해주는 거라며 답답해 했다. 아빠는 금쪽이의 잠자리까지 따라갔고, 금쪽이는 안아달라고 요구했다. 먹이고 씻기도 재우는 등 모든 걸 해주는 아빠의 모습에 오은영은 깜짝 놀란 듯했다.

"얘는 4학년인데 영유아 키우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나?" (오은영)

오은영은 늦둥이 부모들이 자주 범하는 육아 실수에 대해 언급했다. 아이가 너무 귀한 마음에 싫은 소리 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그리되면 ①버릇없는 아이가 되기 쉽다. 또, ②발달도 늦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장 발달의 기회마다 부모가 대신해 주다보면 발달이 방해되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③참을성을 기르는 데에도 악영향을 준다. 기다림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우지 못하게 때문이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적당히'가 안 되는 행위 중독 상태라는 점도 지적했다. 행위 중독이란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됨에도 통제력을 잃고 지속적으로 빠져 있는 상태를 뜻한다. 아마도 금쪽이의 경우 조절이 안 되는 게 게임만은 아닐 듯했다. 실제로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근성도 부족했는데, 게임 외에는 집중 부족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허용적 육아의 문제이기도 했다. 

태권도장에 가야 할 시간, 금쪽이는 가기 싫다며 떼를 썼다. 자기 조절이 힘든 듯 벽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 감정이 격해지자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 벽에 머리를 찧는 강도도 점점 더 세졌다. 너무 위험해 보이는 행동이었다. 아빠는 1년 전부터 갑자기 시작돼 올해 들어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말리고 혼내기도 했지만, 이젠 통제가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금쪽이는 자신이 홧김에 던진 휴대전화를 고모가 갖고 나가자 쫓아가서 난리법석을 떨었다. 온갖 때를 쓰더니 고모를 덥석 끌어안았다. 결국 휴대전화를 챙겨서 방 안으로 이동했는데, 그때부터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아빠는 매번 전화를 받아줄 상황이 아니었는데, 금쪽이는 아빠가 받을 때까지 끊임없이 연락했다. 결국 아빠는 내일은 꼭 가라며 금쪽이에게 져주고 말았다. 

"금쪽이의 이 모습은 자해 맞거든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의 행동이 자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자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①분노 표출 ②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③ 발달 장애의 경우 안정감을 찾기 위해 ④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이다. 금쪽이의 자해는 마지막 이유였다. 원하는 얻기 위해 괴롭지만 자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쪽이는 자기 뜻대로 상대를 컨트롤하기 위해 자해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었다. 

한편, 아빠와 금쪽이는 엄마가 잠들어 있는 추모목을 찾았다. 2021년 겨울, 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엄마를 추억했다. 아빠는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고, 금쪽이는 그런 아빠를 위로했다. 둘은 서로를 끌어안고 슬픔의 시간을 견뎠다. 집으로 돌아온 금쪽기는 느닷없이 한숨을 내쉬더니 짜증을 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때리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울기까지 했다. 

이유 모를 자해가 이어졌다. 점점 격해졌다. 금쪽이는 자신을 말려달라며 소리를 질렀다. 울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빠는 대성통곡하는 금쪽이를 다급히 제지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금쪽이는 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까. 오은영은 금쪽이의 게임 의존과 자해 행동이 엄마와의 이별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채널A
 
오은영은 모자 관계에 대해 물었다. 아빠는 생전에 엄마가 게임 시간을 정해두고 규칙을 지키게 했었다며, 금쪽이와 대화를 많이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금쪽이에게 통제의 기준은 엄마였던 셈이다. 엄마의 통제를 따르기만 하면 됐을 테니 말이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미처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비우기도 전에 엄마가 세상을 떠나 혼란을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쪽이의 학교 생활은 어떨까. 금쪽이는 연신 한숨만 쉬며 수업에 무관심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친구 주변을 맴돌기만 할 뿐 좀처럼 어울리지 못했다.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친구들을 먼발치에서 물끄러미 바라봤다. 잠시 후, 선생님에게 다가가 "울고 싶어요. 힘들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울먹였다. 뜻대로 되지 않자 자해 행위를 해서 결국 고모가 학교로 와야 했다. 

오은영이 짚어낸 두 가지 문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채널A
 
오은영은 금쪽이를 관찰하면서 두 가지 문제점을 짚어냈다. 우선, 제한된 시간 안에 처리 속도가 느렸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안을 세울 수 있어야 하는데, 문제 해결 능력도 미숙했다. 금쪽이의 행동이 유독 느린 이유는 '아빠' 때문이었다. 앞선 영상에서 확인했다시피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아빠가 대신 해주다 보니 경험을 쌓지 못해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내가 자는 사이 엄마가 떠나서 아빠랑 자는 거야." (금쪽이)

금쪽이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금쪽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그건 두려움이었다. 자신이 잠들어 있는 사이에 엄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던 경험은 금쪽이를 불안하게 했다. 혹시 아빠도 엄마처럼 사라질까봐 필사적으로 아빠를 껴안았고, 잠자리에 들 때도 아빠의 품을 파고들었던 것이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안심이 됐던 모양이다. 

오은영의 금쪽처방은 '러브홀릭 솔루션'이었다. 행위 중독인 금쪽이에게 사랑으로 중독시키라는 의미였다. 우선, 약속 시간을 정한 후 타이머 콘센트를 사용해서 컴퓨터를 종료시켰다. 게임 시간을 줄이는 첫걸음이었다. 솔루션 4일차, 아빠는 금쪽이를 데리고 일터로 나갔다.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 고충을 이해하게끔 했다. 아빠에게 전화 폭격을 했던 금쪽이는 상황을 이해하고 반성했다. 

또, 금쪽이와 유도장을 찾아 운동을 함께 하며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했다. 당연히 솔루션 과정에서 고비도 있었다. 두 사람은 컴퓨터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금쪽이가 자해를 시도했지만, 아빠는 이번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금쪽이는 블록을 쌓아 격파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드디어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이제 금쪽이는 스스로 씻는 등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몫을 늘여갔다. 솔루션 7일차, 금쪽이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어울리는 법을 배워나갔다.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집에서 상황극을 한 덕분이었다. 학교에서도 달라졌을까. 반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아빠와 함께 만든 영상 편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금쪽이는 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솔루션을 통해 금쪽이는 180도 달라졌다. 본인과 가족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금쪽이가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고, 마음 편히 세상으로 나가 소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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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길을 가라. 사람들이 떠들도록 내버려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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