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 MBN

 
방송가를 뒤흔든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편집·하차는 없었다. MBN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결승 1차전에서 황영웅이 1위에 오르며 수억원대 상금 획득 초읽기에 돌입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황영웅은 과거 폭행 전과 등의 의혹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불타는 트롯맨>에서는 결승 1차전 각각 두 차례의 무대가 꾸며졌다. 듀엣곡으로 1라운드, 솔로곡으로 2라운드 경연이 치러진 가운데 황영웅은 연예인 대표단과 현장 대표단 투표의 1라운드 집계에선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2라운드에서 이를 뒤집으며 총점 1528점으로 1차전 1위에 올랐다.

1차전 1위에 오른 황영웅은 소감을 물어본 MC의 질문을 받고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혹시나 제가 다음주 최종 1위가 됐을 때는 상금은 사회에 기부하고 싶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었다"라고 답을 건넸다. 지금까지의 온라인 투표 및 문자 투표 추이를 살펴보면 큰 이변이 없는 한 황영웅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생방송 점수 집계 오류... 뒤바뀐 순위 긴급 정정도

 
 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 MBN

 
가뜩이나 논란 속에 진행 중인 <불타는 트롯맨>에서 이번엔 점수 집계 오류까지 발생했다. 이날 결승 1차전 경연 무대는 녹화로 진행되었지만 실시간 문자 투표 집계 및 종합 점수에 의한 순위 발표는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제작진 측은 방송이 끝난 후 1일 새벽 각 언론사에 긴급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참가자 중 공훈의 점수가 잘못된 엑셀 수식 계산 오류로 인해 과다하게 책정되었고 이로 인해 4~6위의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당초 공훈은 문자 투표 13만 726표를 받았고 이를 배점 방식에 맞춰 환산하면 452.38점이 되어야 하는데 계산 오류로 인해 588.10점으로 책정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당초 4-5-6위로 발표되었던 공훈-민수현-박민수의 순위를 각각 4위 민수현 5위 박민수 6위 공훈으로 정정 발표했다. 제작진 측은 "문자 투표 집계 자체는 오차 없이 정확하게 완료되었기에 실제 결과는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가뜩이나 신뢰를 상실한 현 상황을 감안하면 당혹스러운 일처리가 아닐 수 없었다. 

일파만파로 확대된 각종 논란

 
 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 MBN

 
오디션 예능 출연자의 과거 전력이 논란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런데 <불타는 트롯맨>처럼 큰 파장을 일으킨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엔 잡음이 빚어진 출연자는 통편집 혹은 자진 하차 등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에서 내보내곤 했었다. 반면 <불타는 트롯맨>은 전혀 상반된 대응을 보여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주 준결승 방영분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를 통해 참자자 황영웅에 대한 문제 제기가 쏟아졌고 결국 프로그램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불타는 트롯맨>은 하차·편집 대신 결승전까지 그대로 논란의 참가자를 품고 방송을 강행했다.  

이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종영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우승 유력 후보의 이탈은 제작진으로서 감내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대응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서약서 받으면 뭐하나

 
 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지난달 28일 방영된 MBN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 MBN

 
일반인 출연자들의 과거 전력 잡음이 종종 불거지자 각종 프로그램은 방송 제작 전 출연자들로부터 서약서를 받기도 한다. <불타는 트롯맨> 역시 참여를 원하는 이들의 동의를 얻어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 절차를 거쳐 모집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해당 인물을 둘러싼 논란에도 정상적으로 출연이 이뤄지고 있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공정한 오디션을 지향한다"라며 투표 시스템의 문제 없음만을 강조하고 있지만 부적절한 참가자를 방송에 계속 내보내는 것 만으로도 공정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 방송이라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공적 책무를 망각한 건 아닐지 우려스럽다.
불타는트롯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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