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 SBS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돈과 권력 모두를 탐하던 악의 세력들은 결국 자산들의 욕심 때문에 몰락하고 말았다. 11일 방영된 SBS 금토드라마 <법쩐> 최종회는 자신의 뒤통수를 쳤던 황기석 검사(박훈 분)과 그 주변인에 대한 은용(이선균 분)의 통쾌한 역공이 성공을 거두며 막을 내렸다.

양심선언을 하며 마치 정의의 편에 선 것처럼 행동하던 황 검사는 검찰 윗선들을 차례로 체포하면서 잠시나마 국민검사의 대접을 받기에 이르렀다. 돈보다는 권력의 욕심이 앞섰던 그로선 이제 모든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보였었다. 그런데 잠시 감춰뒀던 악의 기운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은용의 사업 파트너 홍한나(김혜화 분)를 긴급 체포한데 이어 사모펀드에 대한 압수 수색에 나서는 등 잠시나마 자신의 손을 잡아준 은용을 배신한 것이다. 결국 출국 금지 조치까지 내려지는 등 다시 한번 황검사는 은용을 숨통을 틀어 막고 나섰다. 하지만 이대로 순순히 무릎 꿇을 은용은 결코 아니었다.

황검사를 향한 은용-장태춘의 반격
 
 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 SBS

 
​앞선 11회에서 이렇듯 호되게 뒤통수를 맞았던 은용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황검사 뿐만 아니라 명회장을 상대로 반격에 돌입했다. 이와 별개로 조카 장태춘 검사(강유석 분)는 오대표(이기영 분)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서에 대한 국과수 지문감식 결과가 누락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이 사건을 맡았던 건 구치소에 수감된 이영진 부장검사(박정표 분)였다.

​결국 장검사는 이부장을 찾아가 이 사실을 언급허며 "관련된 공범들이 있으면 그놈들까지 전부 잡을 것"이라 공언한다. 그런가 하면 은용은 이영진을 면회하면서 "다시 권력 잡은 황기석이 검사장 되고 훨씬 높은 곳까지 바라보는데 자신의 죄를 다 뒤집어쓰고 있는 당신을 언제까지 살려줄 것 같냐?"며 오대표 죽음과 관련된 이부장의 심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은용은 함께 수감중인 이수동(권혁)을 이용해 "그 사람들 믿지 마. 자기 몸은 자기가 챙겨야지"라고 이검사를 계속 불안하게 만드는 고도의 심리전을 병행한다. 그리고 병원 치료를 위해 외부로 나온 명회장을 상대로 은용은 돈을 미끼로 그를 포섭하는 등 추가적인 전술을 동원하기에 이른다.

'죄수의 딜레마' 이용한 황검사+명회장 체포​
 
 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 SBS

 
명회장과 이검사를 각각 돈, 목숨을 거론하며 은용은 황검사에 대한 진술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그의 구상은 성공적이었다. 먼저 검찰 조사에서 이 부장은 그간의 범죄 내용에 대한 자필 진술서를 작성했고 이 내용은 황기석과 명회장에게도 곧바로 알려졌다. 물론 순순히 백기를 흔들 황기석은 결코 아니었다.

"죄수의 딜레마? 이쪽저쪽 다 잡아놓고 먼저 부는 놈한테 형량을 거래하겠다?"라며 핏대 세우며 은용에게 따지고 들었다. 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조사받던 명회장과 동석한 박준경(문채원 분)은 "정상참작으로 법정 최고형은 면할 수 있다. 황기석이 먼저 자백하는 순간 당신에겐 정상참작 기회 없어"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그 이후 결과는? 명회장의 자백과 함께 황기석은 검찰청 내부에서 쇠고랑을 차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조사실에 함께 자리한 장인과 사위는 서로의 탓을 하기에 바빴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었다. 이 모든 것은 은용이 독방에 수감되었을 때 부터 구상했던 덫이었고 결국 황검사, 명회장은 여기에 발목이 잡힌 셈이었다.

현실의 갑갑함 풀어준 통쾌한 복수극​
 
 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지난 11일 종영한 SBS 드라마 '법쩐'의 주요 장면 ⓒ SBS

 
<법쩐>이 꾸준히 10% 넘는 시청률과 더불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현실에선 쉽지 않았던 악의 세력은 단번에 쓸어 버린 통쾌함에 기인한다. 부정한 권력과 자본을 모두 손에 넣은 세력은 어느 시대건 존재했지만 이를 단죄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십억 원 금전이 오가도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지는 등 시민들을 분노케 만드는 일이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건 2023년의 현재 상황이기도 하다. 

​비록 상상 속 이야기에 불과할지언정 <법쩐>은 돈키호테 같은 은용이란 캐릭터와 정의감 넘치는 주변 인물들의 활약을 통해 우리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줬다. 각종 뉴스를 뒤덮고 있는 세상 속 갑갑함을 털어내고 호쾌한 복수극으로 되갚아준 그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제대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드라마에 대한 성원으로 이어졌다.

12부작의 간결한 구성으로 불필요한 로맨스 제거하고 군더더기 없는 속도감과 함께 그려지는 이야기는 이제 SBS 주말 드라마의 기본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를 통해 억지로 방영회차를 늘려갈 필요 없이 요즘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춰 마치 핵심만 집어내는 요약정리식 전개가 이뤄지는 것이다.

탄탄한 기획 설계가 뒷받침된 제작이 곁들어지면서 <법쩐>은 다시 한번 SBS 금토 드라마의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지부진한 MBC, KBS 등 경쟁 지상파 채널에 앞서는 SBS 드라마의 성공 비결은 결코 특별한 게 아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법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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