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의 뮤직비디오에는 생각보다 많은 함의가 들어 있습니다. 그 속에 든 상징과 비유를 짚어보면서, 창작자의 의도를 더듬어가면서 감상해보면 어떨까요. 과잉해석일지 모르지만, 그럼 뭐 어때요?[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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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신곡 'Sugar Rush Ride(슈가 러시 라이드)'의 인기가 뜨겁다. 이 곡은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유혹에 빠져드는 다섯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이 악마의 유혹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피터팬 증후군과 연결되며 젊은 음악팬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Sugar Rush Ride'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이 곡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보자. 뮤비는 섬에 표류한 다섯 멤버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해변엔 난파된 채 부서진 기차(배)가 보이는데, 거기엔 PROMISE(약속)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이 난파된 약속이란, 어른으로의 성장 혹은 꿈을 향한 전진을 의미한다. 즉 다섯 소년의, 어른으로 나아가는 여정과 꿈을 좇는 항해가 방황에 직면했단 걸 뜻하고, 이들이 눈을 뜬 섬은 유혹의 섬인 네버랜드인 것이다.

"내 다짐 따윈 한순간 풀어 헤쳐져"라는 초반부 가사처럼 유혹의 섬을 헤매는 소년들은 눈앞의 자유와 유희에 격렬하게 흔들린다. 미지의 섬은 너무도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매혹적이다. 그곳에서 연준과 수빈은 본능처럼 이끌려 꽃을 따는데, 이 장면 이후로 멤버들의 표정이 싹 바뀐다. 순수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달콤한 것을 끝없이 탐닉하며 '흑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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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유혹이라는 꽃을 딴 이들은 마약에 취한 사람처럼 되고 만다. 달콤함으로 인해 기분이 들뜬 상태인 'Sugar Rush'를 차용한 가사도 이를 표현하고 있다. 연준은 손에서 흐르는 꿀을 음미하고, 태현의 몸은 공중으로 붕 뜨며, 온몸에 솜털이 일어나고, 모두가 환상을 보는 듯하다. "I can feel 거부할 수가 없어/ 달콤한 그 devilish smile/ 넌 능숙히 잠긴 내 문을 열어", "살갗 아래 모든 세포가 더/ 예민해져 가" 등의 노랫말도 이들이 빠진 유혹의 상태를 말해준다.

이 유혹을 계기로 수빈, 연준, 범규, 태현, 휴닝카이는 '성장의 유예'라는 덧에 걸린다. 어른으로의 성장을 다짐했지만 눈앞의 매혹적인 것들에 흔들린 소년들의 마음에는 계속 꿈만 꾸고 싶은 피터팬 증후군이 피어난다. 성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성장을 멈춘 채 계속 어린이나 소년이 되기를 원하는 심리인 것. 

유혹을 극복하는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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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영원히 네버랜드에 갇혀버리는 걸까. 뮤비 후반부, 랜턴을 들고 선 범규를 중심으로 다섯 소년이 모여 있다. 그런데, 그들의 눈빛이 달라져 있다. 유혹에서 깨어난 것이다. 뮤비 중간 중간 범규가 혼자 이명을 들으며 섬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네버랜드가 환상이고 거짓이라는 것을 범규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모두 깨달았음을 추측하게 한다. 

붕 뜬 채 하늘을 날던 태현의 발은 다시 땅을 밟는다. 유혹을 떨쳐내고 현실로 돌아왔음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섬 깊숙한 곳에서 빠져나온 소년들은 난파되고서 처음 눈을 떴던 그 해변에 다시 섰다. 이들 앞에는 작은 배가 놓여 있다. 이들은 배를 향해 걸어가며 뮤비는 끝난다. 그것을 타고 다시 항해를 시작하려는 듯하다.

소년들은 결국 성장을 유예하게 만드는 달콤한 유혹을 떨치고 마침내 다시 진짜 인생으로 돌아간다. 네버랜드라는 섬을 떠나는 것이다. 이들은 치명적인 유혹을 겪었지만, 그것으로부터 끝내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단단하게 담금질 됐을 것이다. 성장했을 것이다. 우리 주변의 청춘들도 이런 과정을 지금 겪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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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떠나기로 한 약속을 다시 상기하고 섬에 정착하는 대신 바다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나이를 떠나 여전히 흔들리는 청춘인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결단이고 행동 아닐까. 이들이 섬을 뒤로한 채 떠나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성장과 꿈으로의 항해를 가로막는 유혹에 뒷모습을 보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꿈의 장' 3부작, '혼돈의 장' 2부작에 이어 '이름의 장'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 곡 'Sugar Rush Ride'가 속한 건 첫 번째 에피소드인 <이름의 장: TEMPTATION>이다. 이처럼 앨범들이 하나의 이야기인 듯 유기적인 서사로 연결되고 있기에, 다시 항해에 나선 소년들의 다음 여정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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