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다닐 때였다.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 회사의 부도로 인해 내 부모님은 타지에서 각자 맞벌이 생활을 하시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밤이면 밤마다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어린 시절의 나는 그 외로움과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다.
그때 만난 것이 바로 MBC '신해철의 밤의 디스크 쇼'였다. 그리고 지난 10월 5일 나는 고인이 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가수 신해철씨의 추모를 위해 MBC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우리 형, 신해철>에 출연할 수 있었다.
방송 중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그 당시 나는 매일 같이 삼시 세끼마다 식전 기도를 했는데, 하나는 가정의 회복이었고 또 하나는 가수 신해철을 꼭 한번 만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당시엔 만나고 싶다고 떼쓴다고 만날 수 있는 가수 신해철이 아니었다. 기적이 일어나거나 콘서트장 먼발치에서 쳐다보는 게 다였을 만큼 그는 최고의 인기 스타였다. 만날 수 없는 가수 신해철의 노래를 다음 그의 신보 앨범이 나오지 전까지 매일매일 워크맨 건전지를 깨물어가며(알카라인 건전지에 충격을 주면 다 쓴 건전지를 좀 더 쓸 수 있었다) 들었다.
사춘기에 방황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