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십오야> '나영석의 와글와글'에서 작품 제작 무산을 고백하는 정경호.
채널십오야
실제로 드라마, OTT 시리즈 업계는 최근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OTT 등을 통해 공개된 국내 드라마는 총 141편이었던 데 반해, 지난해에는 123편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100여 편에 머무를 전망이다.
그나마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들의 제작 편수는 유지되거나 소폭 감소한 추세지만, 국내 방송사들과 토종 OTT의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상파 방송국들은 평일 드라마를 거의 편성하지 않고 있고, 티빙은 2022년 13편의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를 공개했지만, 2023년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편을 공개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티빙은 <이재, 곧 죽습니다> < LTNS > <피라미드 게임>까지 3편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했다.
드라마 업계 불황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제작비 상승이다. 영화인신문고 홍태화 사무국장은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도 이제 싼 값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과거 넷플릭스의 국내 첫 작품이었던 <옥자> 촬영 당시에 우스갯소리로 '할리우드 스태프들 점심값으로 (한국에서) 찍는다'고 했다"라며 "그 정도 수준의 예산이었다는 얘기다. 한국 주연 배우들 출연료도 높아졌고, 물론 할리우드에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제작 비용이 예년보다 많이 뛰었다"고 짚었다.
상황은 당분간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정체된 상황에서 OTT 업체들은 긴축 재정에 돌입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넷플릭스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1172만 명이었다. 2월(1251만 명)에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80만 명이 감소한 것이다. 넷플릭스 월간 이용자 수가 12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2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위기를 맞은 드라마, OTT 업계의 피해자는 배우뿐만이 아니다.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인 이들은 오히려 스태프들이다. 8년째 드라마 촬영감독으로 일했던 A씨는 현재까지 약 5개월가량 휴직 상태다. A씨는 2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제가 이 일을 시작하고 기약 없이 쉬어본 적은 처음이다. 그전에는 언제든 바로 일을 구할 수 있었고, 여러 작품 중에 페이나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를 판단해서 원하는 걸 고를 수 있을 정도였다"라며 "요즘은 촬영 아르바이트라도, 페이가 적어도 무조건 '감사합니다' 하고 가려고 한다. 가끔 음식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주변 선배들은 일용직 건설현장에 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15년 차 드라마 편집자로 일한 B씨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일이 없다. 주변 선배, 후배, 중간 연차들까지 골고루 일이 없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있다. (제작이 시작되기 전에) 제작사들이 스태프들의 스케줄을 파악하려고 전화를 돌리는데, 요즘은 스케줄 확인 전화조차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모아둔 임금으로 버티고 있는데, 동료들은 쿠팡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있다. 대출을 알아보는 친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제작 스태프 임금 체불 늘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