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사발렌카
우승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사발렌카AFP/연합뉴스
 
2012, 2013년 빅토리아 아자렌카의 2년 연속 우승에 이어 오랜만에 호주 오픈 연속 우승 기록이 나왔는데 사발렌카와 아자렌카 두 선수 국적이 나란히 벨라루스라는 사실도 놀랍다. 사발렌카의 묵직한 스트로크 실력은 그랜드 슬램 결승 무대에 처음 오른 정 친원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여자 프로테니스 세계 랭킹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27일 오후 5시 40분(한국 시간)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 호주 오픈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정 친원(15위)을 76분 만에 2대 0(6-3, 6-2)으로 물리치고 2년 연속 우승 감격을 누렸다. 

사발렌카, 1라운드부터 결승까지 모두 2대 0 완승

지난 해 US 오픈 8강에서 만났던 두 선수는 이번에도 당시 게임 기록(6-1, 6-4)과 비슷한 결과를 냈다. 정 친원이 두 세트 합쳐 다섯 게임만 따내고 비교적 허무하게 무너진 것이다.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게임 브레이크는 이루지 못했다.
 
사발렌카는 자기가 서브를 넣은 1세트 첫 게임을 가볍게 러브 게임으로 시작하더니 곧바로 이어진 정 친원의 서브 게임도 묵직한 서브 리턴을 앞세워 따냈다. 얼리 브레이크가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정 친원이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세 번째 게임에서 3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고 안간힘을 썼지만 사발렌카는 믿기 힘든 뒤집기 쇼를 보여줬다. 백핸드 위너 듀스 포인트가 압권이었다. 그리고 사발렌카는 172km/h 속도로 뻗어나가는 위력적인 서브 포인트로 33분만에 첫 세트를 6-3으로 끝냈다. 

2세트도 사발렌카의 얼리 브레이크가 첫 게임부터 나왔다. 사실 정 친원은 더블 폴트 세 개로 주저앉은 것이었다. 2세트 다섯 번째 게임에서도 서브가 크게 흔들린 정 친원이 브레이크 포인트를 내줄 위기에 스스로 빠졌고 사발렌카는 네트 앞 백핸드 크로스 앵글샷으로 게임 스코어를 4-1로 만들어 버렸다.

마지막 여덟 번째 게임에서 정 친원이 세 번의 듀스까지 따라붙었지만 사발렌카의 스트로크 파워는 지칠 줄 몰랐다. 정 친원이 따라가지 못한 챔피언십 포인트는 사발렌카의 포핸드 크로스 위너였다.  

그랜드 슬램 여자단식 우승 기록만으로 보면 최근 연속 우승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아리나 사발렌카의 이 대회 2년 연속 우승 기록은 롤랑 가로스 최근 연속 우승(2022, 2023 이가 시비옹테크, 폴란드), 윔블던 최근 연속 우승(2015, 2016 세레나 윌리엄스, 미국), US 오픈 최근 연속 우승(2012, 2014 세레나 윌리엄스, 3년 연속)과 비교할 만하다.

2024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 결과 
(1월 27일 오후 5시 4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 - 멜버른 파크)

아리나 사발렌카 2-0(6-3, 6-2) 정 친원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사발렌카 3개, 정 친원 6개
더블 폴트 : 사발렌카 0, 정 친원 6개
첫 서브 성공률 : 사발렌카 67%(38/57), 정 친원 53%(27/51)
첫 서브로 포인트 성공률 : 사발렌카 84%(32/38), 정 친원 74%(20/27)
세컨드 서브로 포인트 성공률 : 사발렌카 42%(8/19), 정 친원 38%(9/24)
서브 최고 속도 : 사발렌카 189km/h, 정 친원 183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사발렌카 175km/h, 정 친원 166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사발렌카 137km/h, 정 친원 134km/h
위너 : 사발렌카 14개, 정 친원 19개
언포스드 에러 : 사발렌카 14개, 정 친원 16개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사발렌카 50%(3/6), 정 친원 0%(0/4)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사발렌카 50%(4/8), 정 친원 100%(3/3)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사발렌카 31%(16/51), 정 친원 30%(17/57)
전체 포인트 : 사발렌카 62개, 정 친원 46개

호주 오픈 여자단식 최근 13년간 결승 기록(왼쪽이 우승)
2024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0 정 친원(중국)
2023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2-1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2022 애슐리 바티(호주) 2-0 다니엘 콜린스(미국)
2021 오사카 나오미(일본) 2-0 제니퍼 브래디(미국)
2020 소피아 케닌(미국) 2-1 가르비네 무구루사(스페인)
2019 오사카 나오미(일본) 2-1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공화국)
2018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 2-1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2017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2-0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2016 안젤리크 케어버(독일) 2-1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2015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2-0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2014 리 나(중국) 2-0 도미니카 시불코바(슬로바키아)
2013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2-1 리 나(중국)
2012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2-0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테니스 아리나사발렌카 정친원 호주오픈 그랜드슬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