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압력 밥솥 사망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지난 18-19일 방영된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5, 6회는 한 빌라 주민의 죽음을 둘러싼 진호개(김래원 분) 형사, 그리고 동네 꼬마 유정(안세빈 분)의 활약상이 그려졌다.  

​4회 말미 국가수사본부 수사팀장 자리를 마다한 채 태원 경찰서로 돌아온 진호개에게 새로운 수사 과제가 부여되었다. 일명 '춘동 빌라 사망 사건'으로 동네 오지랍 넓기로 유명해 '용수철 아줌마'로 불리던 용순복(황정민 분)이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진호개의 후배 공명필(강기둥 분)은 평소 순복에게 김치도 얻어 먹을 만큼 친한 사이였기에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사건 해결을 위해 진호개는 위장 잠입 수사를 시도했다. 해당 빌라의 새로운 경비인이 되어 탐문 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수사는 쉽지 않았다. 평소 순복과 잦은 마찰을 빚은 주민들은 그녀가 사라지자 오히려 편해진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어린이와의 공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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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진호개는 이 빌라에 사는 어린이 유정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층간 소음, 고양이, 주차, 쓰레기 등으로 순복과 갈등을 빚은 주민 5명을 압축했다. 하지만 순복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고 범인을 잡는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국과수의 새로운 조사 내용이 공개되었다.  

공군 EOD(폭발물 처리반)을 떠나 국과수 새 팀장으로 부임한 강도하(오의식 분)는 사망 원인을 놓고 사고사로 단정지어 진호개와 공명필과 마찰을 빚는다. 과거 압력파에 의한 충격 실험 중 사망한 사례와 유사성을 지적한 강도하는 "없는 살인범 찾겠다고 삽질하는 걸로 보여요"라는 말로 두 사람을 분노케 만들었다. 

​이어 "사건을 종결시켜 줬으면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물리법칙은 거짓말 안 합니다" 등 선 넘는 강도하의 발언을 들을 진호개는 "국과수와 경찰은 업무적으로 협력합니다, 근데 거기까지. 수사 종결은 경찰이 합니다"라고 되 받아치며 자신만의 수사 강행을 예고했다. 

사고사를 위장한 타살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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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순복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타살임을 확신한 진호개는 다시 국과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진호개는 "압력솥이 폭발했다고 치자, 근데 왜 하필 그날이었을까, 피해자 말대로 고양이가 죽은 그 날에 말이야"라고 사고사를 강조했던 강도하에게 반문한다. "우연한 순간? 범죄엔 우연이 없어"

결국 압력솥 뚜껑의 압력추에 이물질울 삽입해 폭발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새로운 결론을 도출했다. 그 무렵 빌라 전체 주민의 DNA를 감식한 과정에서 고양이 발톱에서 발견된 DNA와 유정이가 마시던 음료수 병의 DNA에 친자 관계가 형성됨을 밝혀냈다. 즉, 범인은 유정의 아버지이자 빌라의 전직 경비원 김씨였다.

평소 도박 빛이 있던 김씨는 주민들의 분실물을 몰래 중고 거래로 처분해왔다. 그 과정에서 여성 속옷이 제법 돈이 된다는 점을 이용해 범죄행각을 저지르다 순복에게 발각이 되었고 과거 압력솥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간의 모든 행각이 드러나게 되자 유정에게 독극물을 먹이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결국 경찰에게 잡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의식을 되찾은 유정에게 진호개는 "아빠가 멀리 가게 됐다. 어른이 되면 자기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할 때가 있다. 유정이 아빠는 그 때가 지금인 것 같다"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 사실을 눈치 챈 유정은 "아저씨가 찾던 나쁜 사람이 우리 아빠였냐"라고 물었다. 진호개는 유정을 안으며 "전부 이해할 필요 없다"라고 답했다.

증발된 소방서 이야기... 무너진 극의 균형, 수습이 될까?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는 이제 두 번째 사건을 해결했다. 일반적인 수사물이라면 지극히 정상적인 극의 전개일 수 있겠지만 지난 시즌 부터 상이한 기관의 공조 수사를 강조했던 드라마로선 당초 내세웠던 명분 혹은 원칙이 사실상 무너진 셈이었다.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낸 봉도진의 죽음 하차는 5-6회에 들어 평범한 경찰서 중심 수사물로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의 움직임에 제약을 가한 것이다.  

제목만 생각한다면 3개의 조직이 대등한 위치에서 다양한 사건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많은 이들이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3-4회를 거치면서 드라마는 삼각형이 아닌, 진호개 중심의 일직선만 존재하게 되었다. 소방서 속 이야기는 사실상 사라져버렸다. 그나마 어느 정도 역할이 존재했던 송설(공승연 분)의 비중은 평이한 조연 그 이하로 축소되었다. 애시당초 봉도진에 버금가는 비중의 캐릭터가 전무했던 소방서는 그가 사라지자 공중에 붕 떠버린 신세로 전락했다.

그렇다고 해서 새롭게 등장한 국과수가 균형감을 맞춰주는 것도 아니었다. 새롭게 투입된 안물인 강도하는 사사건건 트집 혹은 발목 잡는 듯한 민폐성 인물로 그려진다. 진호개의 말 처럼 수사 종결은 경찰이 판단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고사를 단언하고 형사를 비웃는 듯한 태도와 발언을 일삼는다는 건 제작진, 특히 작가의 오판을 의심케하는 대목이었다.  

이야기가 쌓일 수록 해당 인물의 변화를 구상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현재까지의 내용에선 시청자들의 호응, 설득력이 부족한 탓에 민폐 캐릭터 정도로 비춰질 따름이다.  결과적으로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가 비장의 카드로 내밀었던 봉도진의 초반 죽음은 현재로선 드라마의 악재를 만들고 말았다. 반면 무너진 이야기의 축을 재건할 비책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기대했던 건 진호개의 원맨쇼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소방서옆경찰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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