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홍콩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홍콩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KFA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로 가는 길에 북한을 만나게 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중국 저장성 원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홍콩을 5-0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미얀마, 필리핀, 홍콩을 차례로 꺾은 한국은 3전 전승을 기록하며 8강 토너먼트를 맞이하게 됐다. 3경기에서 13골을 터뜨리고, 단 1골만 내주는 완벽한 활약으로 첫 금메달의 기대를 높였다. 

조별리그 3전 전승... 그런데 8강 상대가 '강호' 북한

앞선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지소연, 이민아 등 핵심 선수들을 빼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한국은 문미라의 헤더와 배예빈의 중거리 슈팅으로 홍콩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29분 문은주거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이 홍콩 수비수를 지나쳐 문미라의 머리에 맞아 선제골로 연결됐다. 

문미라는 전반 45분에도 박은선의 롱 패스를 받아 상대 문전으로 돌파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한국은 8강을 대비해 후반 시작과 함께 심서연을 빼고 이민아를 투입하며 체력을 안배했다. 후반 2분 한국은 이은영의 낮은 크로스를 받은 문은주가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3-0으로 여유 있게 달아났다.

이런 가운데 홍콩은 자책골까지 나오면서 더욱 힘이 빠졌다. 후반 7분 홍콩의 우 초이이유가 한국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다가 공이 오히려 홍콩의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한 골을 더 헌납하고 말았다. 

승리를 확신한 한국은 교체 카드를 아끼지 않고 선수들에게 고른 출전 기회를 줬고, 후반 25분 천가람이 빠른 돌파로 홍콩 수비진을 무너뜨린 뒤 내준 패스를 문은주가 마무리하면서 5-0을 만들었다. 

18년 동안 한 번도 못이긴 북한... 이번엔 다를까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홍콩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홍콩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KFA
 
조별리그를 3전 전승을 기분 좋게 마쳤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걱정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8강전 상대가 북한으로 결정된 것.

이번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는 17개 팀이 경쟁할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5개 조로 나누어 A∼C조는 3개 팀씩, D조와 E조는 4개 팀씩 배정했다. 그러나 대회 직전 캄보디아가 돌연 포기하면서 북한이 있는 C에는 2개 팀만 편성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공정하게 경쟁하려면 D조나 E조에 있는 팀을 C조로 옮겨야 하지만, 대회 일정이 촉박해서인지 주최 측은 조 편성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고도 강력한 우승 후보인 북한과 맞붙게 된 것이다.

한국은 북한과의 여자 국가대표 상대 전적에서 1승 3무 15패로 크게 밀린다. 특히 2005년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컵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2무 10패를 당하면서 18년 동안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벨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6개 팀이 각각 다른 경기 수를 치러야 하는 시스템이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라며 "우리는 조별리그 3경기를 했지만, 북한은 2경기만 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북한은 8강전을 준비하는 데 이틀이 주어졌지만, 우리는 하루만 받았다"라며 "준비할 하루밖에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여자축구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동메달이다. 만약 8강에서 북한을 꺾는다면 더 높은 성적도 바라볼 수 있다. 한국과 북한의 여자축구 '남북 대결'은 오는 30일 오후 5시 30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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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남북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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