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표준FM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돌아온 DJ 이문세.
MBC 표준FM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돌아온 DJ 이문세.'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 공식 인스타그램
 
봄과 여름의 틈 사이에, 그가 돌아왔다. 13년의 공백이 있었다지만 관록은 그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빛났다. 13년 만에 돌아온 DJ 이문세는 일주일 만에 청취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6월 3일 MBC 표준FM을 통해 방송을 시작한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가 그 주인공이다. 

한 시간이라는 짧은 방송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다양한 스펙트럼의 선곡, 그리고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만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특색에 청취자들은 벌써부터 한 시간이 짧다고 투정 부릴 정도. 

변치 않았던 이문세의 관록

이문세는 1985년부터 1996년까지 11년 동안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했고, 이후 3년 동안 '두 시의 데이트'의 DJ 부스에 앉았다. 이어 2004년부터 7년을 '오늘아침 이문세입니다'로 청취자와 만났다.

이문세는 콘솔박스를 직접 잡고 음악을 송출하는 등 방송을 이끌었다. 이문세가 "MBC 라디오에서 직접 콘솔을 잡는 사람이 나와 배철수 선배 둘뿐"이라며 직접 소개했듯 베테랑 DJ의 관록이 여지없이 빛났다.

선곡의 폭도 그가 지금껏 진행했던 방송의 시간만큼 넓다. 팝송과 한국가요, 최신 K-POP, 크로스오버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비지스와 저스틴 비버의 노래가 연달아 흐르기도 하고, 올리비아 뉴튼 존의 'Let Me Be There'와 비비의 '밤양갱'이 하루의 선곡표에 함께 오르기도 한다. 

청취자를 향한 친근감 넘치는 배려도 눈에 띈다. 문자로 사연을 보내는 청취자들을 향해 '문자를 보낼 때 이름을 적어주면 이름으로 사연을 소개해주겠다'라고 당부하곤 하다. 그렇게 한 번 접수된 이름도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문세가 한창 라디오를 진행하던 시절에는 엽서로 실명을 적어 사연을 보냈다. 문자메시지로 사연을 보내면 DJ는 전화번호 뒷자리를 부르며 사연을 읽는 것이 더 익숙한 시절이었다. 13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이문세는 이름을 택함으로써 청취자와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한다.

'주말 방송', '오프닝 시그널', '오프닝 멘트'가 없다
 
 MBC 표준FM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의 포스터.
MBC 표준FM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의 포스터.문화방송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에는 없는 것도 있다.

우선 '오프닝 시그널'과 '오프닝 멘트'다.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방송의 시작을 알리는 전용 음악을 틀고, DJ나 작가가 신경 써서 기록한 오프닝 멘트를 읽으면서 그날의 방송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문세는 매일 바뀌는 그날의 첫 음악으로 '오프닝 시그널'을 대신한다. 6월 3일의 첫 방송은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의 'Leave The Door Open'가, 6월 6일에는 바리톤 고성현의 '시간에 기대어'가 첫 곡으로 흘렀다. 길고 절절하게 쓴 오프닝 멘트 대신 깊은 잔향을 느낄 수 있는 노래 한 곡으로 라디오의 시작을 알리는 셈이다. 

그리고 이 방송에 없는 세 번째 요소는 '주말 방송'이다.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 5분부터 교통정보를 알리는 11시 57분까지, 딱 52분 동안 방송된다. 주말에는 오랫동안 방송되어 왔던 시사 프로그램이 방송된다.

오래오래 만날 수 있길 바라며

멀게 헤어졌던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은 무척 반갑다. 이문세와 DJ 부스의 재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한 주가 지나서까지도 '돌아온 DJ 이문세'를 향한 축하의 사연이 그의 라디오를 채우곤 한다.

직접 콘솔을 조작해 전날의 방송 상황을 직접 재현해 보이기도 하는 등 유머 있는 모습을 잃지 않는 이문세는 "열 한 시에 만나는 이문세가 어색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 계속해서 인사를 드리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기존의 라디오 진행 방식을 벗어난 특별한 '이문세식 진행'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란다. '밤의 문교부장관'을 추억하는 사람도, 노래가 좋아 오전 11시에 MBC 표준FM에 주파수를 맞추는 이도 오랫동안 이문세가 건네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듣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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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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