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흘> 스틸컷
㈜쇼박스
누구보다 이성적이던 흉부외과의사 승도(박신양)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소미(이레)의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미는 이상한 말과 행동이 잦아졌고 아빠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부모의 목을 짓누르는 소미는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이 아니었다. 이러다가는 가족이 파탄 날 것 같아 엄마 지연(박민정)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성당을 찾아 한 신부님을 소개받는다.
이내 구마 사제 해신(이민기)이 집에 찾아와 구마 의식을 진행한다. 하지만 귀를 막고 문밖에 서 있던 승도는 구슬픈 부름에 이끌려 도끼로 문을 부수고 방에 들어간다. 성숙이라 생각했던 구마는 예상치 못한 소미의 죽음으로 급반전을 맞는다.
삼일장 대신 약식으로 진행하면 어떻겠냐는 병원 관계자의 권유에도 승도는 장례절차를 강행한다. 장례식장에서 소미의 친구들과 승도의 동료들은 이상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원인 모를 불길한 일과 어두운 기운이 빈소를 에워싼다.
한편, 구마에 실패한 해신은 그날 이후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실패 없던 의사 승도는 원인을 찾아 고군분투한다. 둘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며 그것의 존재를 확신하기에 이른다. 해신은 구마 의식을 할수록 몸과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지만 고통의 경험자이자 사제의 의무감으로 버티며 일을 끝내려고 강행한다.
하지만 죽은 자의 마음속에 기생하여 산자의 마음속을 헤집어 놓는 그것의 속삭임은 날로 더해가기만 한다. 죽은 딸의 목소리가 들리고 눈이 깜박이며, 시체가 저절로 움직이는 등 섬뜩한 일이 벌어져 혼란을 가중한다. 결국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안 승도는 죽은 딸을 살리기 위해 희생을 자처한다. 항상 북극성 같은 길잡이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빠의 절절한 마음으로 해신과 힘을 합친다.
새로운 시도에 도전한 배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