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40년생, 팔순이 훌쩍 넘은 영화감독은 1973년 첫 장편으로 격찬을 받았다. 이후 10년 단위로 두 편의 영화를 차례로 내놓았다. 전형적인 과작 감독의 작품 주기다. 10년도 까마득한 간격이라 감독의 팬이라면 현기증에 쓰러질 지경인데, 세 번째 영화 이후 후속작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30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다. 환갑은커녕, 칠순도 지난 지 오래인 감독에게 신작을 기대하기란 헛된 소망이라 다들 생각했다. 그의 단 3편 영화는 모두 걸작으로 칭송되었지만, 이제 감독의 이름은 과거형이 된 지 오래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바로 그 감독의 신작 소식이 들려왔다. 갑자기 감독의 이름이 언급되자 적지 않은 이들이 신작 예고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부고 소식이 아닐까 가슴이 철렁했을 테다. 하지만 감독은 건재를 알렸고, 영화는 완성되어 칸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맞았다. 30년 만에 돌아온 감독이 네 번째 작품은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그 감독의 이름은 빅토르 에리세, 신작의 제목은 <클로즈 유어 아이즈>다.
촬영 도중 홀연히 사라진 배우의 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