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tvN
지난 5일 방송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는 '중국, 일본, 미국에 배신당한 땅 오키나와'편에서 오키나와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조명했다. 박삼헌 건국대 일어교육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오키나와 제도는 일본 본섬을 중심으로 약 1000킬로미터에 걸쳐 2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고대부터 이 섬들은 오랫동안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은 채 호족들이 독립적으로 지배해온 지역이었다.
1429년 오키나와에 최초의 통일왕국인 '중산국'이 탄생하며, 당시 동아시아의 강대국이던 명나라와 조공-책봉 관계를 맺었다. 명나라 선덕제는 중산국의 국왕 쇼 하시를 군주로 책봉하면서, '아름다운 옥구슬'이라는 의미를 지닌 '류큐(琉球)'라는 국호를 내렸다.
류큐는 명나라의 책봉 조공국이라는 지위를 등에 업고 해상왕국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류큐는 명나라와 조선, 일본, 동남아시아를 오가며 중계무역으로 많은 부를 축적하며 15-16세기에 독자적인 국가로 성장, 전성기를 누린다.
하지만 16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전국시대와 도요토미-에도 막부 시대를 거치며 일본의 군사적인 팽창은 류큐의 평화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국시대의 강력한 군벌이자 일본에서 류큐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인접했던 사츠마번은,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류큐에게 군량미 제공과 전쟁가담 등 무리한 요구를 거듭하며 압박했다.
임진왜란 종전 이후,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막부'가 출범하면서 일본의 류큐 위협은 더욱 거세진다. 1609년 사츠마번은 마침내 군사를 동원해 류큐를 무력 침공했고, 오랫동안 평화에만 익숙했던 류큐는 힘 한번 못 쓰고 허무하게 굴복한다.
사실 류큐는 명나라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도왔던 것처럼 자신들도 보호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당시 국운이 기울어가고 있던 명나라는 후금(훗날의 청나라)을 상대하느라 류큐를 도와줄 여력이 없었다. 이로써 류큐는 하루아침에 일본의 조공국으로 전락했다.
일본은 교활하게도 류큐에게 명나라와의 조공무역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게 하면서 공물과 중개무역으로 얻은 이익까지 착취했다. 명나라의 사절단이 류큐에 방문하기라도 하면 일본은 관리와 선박을 철저히 숨겼고 일본식 풍습도 금지하며 이미 류큐를 정복했다는 사실을 철저히 은폐했다. 류큐는 명나라와 일본에 이중으로 조공을 바치면서 오랫동안 끊임없이 수탈을 당해야 했다.
일본의 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