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딸을 의심한다. 아들의 시신을 끌어안은 아빠는 절벽 위를 바라보다 딸과 시선이 마주친다. 저 아이가 동생을 벼랑에서 밀어 떨어뜨린 게 아닐까. 의심은 어느덧 확신이 된다. 이미리내는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에서 "의심은 사실 의심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것은 온화한 가면을 쓴 확신"이므로 "필요한 것은 시간일 뿐" "의심은 결국 완전한 확신으로 커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MBC 금토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는 '의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태수(한석규)는 범죄 현장에 남겨진 증거 하나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고, 범죄자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최고의 프로파일러이다. 하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딸 장하빈(채원빈)의 마음은 읽지 못한다. 이미 한 차례 품은 의심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신뢰가 상실된 둘의 관계는 남보다 못하다.
딸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