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부산 황령산 봉수대 앞에서 개최된 동네방네비프 상영

9일 저녁 부산 황령산 봉수대 앞에서 개최된 동네방네비프 상영 ⓒ 성하훈


지난 9일 저녁 부산 황령산 봉수대 앞 야외 공원. 찬 바람 부는 날씨에도 좌석을 채운 100여 명의 관객은 야외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몰두하고 있었다. 멋진 노을과 야경이 조화를 이룬 도심 속 산에 야외극장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상영된 영화는 남대중 감독의 코미디 영화 <30일>. 부산국제영화제(아래 부산영화제)의 찾아가는 영화관 행사인 동네방네비프의 마지막 날 상영이었는데, 대중적인 영화다 보니 관객들은 날씨에 아랑곳없이 웃음 지으며 정감 있고 운치 있는 야외극장에서 시네마천국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가 올해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9일 부산에서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황령산 봉수대에서는 마지막 상영인 만큼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이 참석해 영화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황령산은 부산의 네 개 구를 아우르고 있는데, 행사가 열린 봉수대 야외공원은 연제구에 속해 있다. 주석수 연제구청장과 권종헌 연제구의회 의장이 참석한 이유다. 주석수 연제구청장은 영화 상영 전 인사말을 통해 "황령산 정상과 가까운 좋은 공간에서 음악회와 영화제를 열게 됐다"며 "문화예술을 즐기고 많은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인말했다.

지자체와 협력하는 부산영화제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는 지난 2021년 처음 시작된 이래 호평을 받고 있는 특별한 행사다. 부산영화제의 긍정적 기운을 부산 전역에 전한다는 점에서 관객의 만족도가 높다. 이날 황령산을 찾은 젊은 남녀 관객은'"해운대에서 부산영화제 상영은 보지 못했고, 여기서 부산영화제 영화를 처음 본다', '특별한 분위기가 좋고 영화도 재밌다'고 평가했다.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준비한다는 점도 특색이다. 영화 상영에 앞서 오케스트라 연주와 가수 안녕의 공연, 미디어아트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는데, 연제구는 이날 상영을 '황령산 가을영화제'라는 이름으로 마련해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와 협력하는 그림을 만들었다. 연제구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 여는 행사다"라고 설명했다. 구청장과 구의회 의장은 일찍 자리를 뜨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예산 문제로 인해 동네방네비프의 행사가 부산 전역이 아닌 수영구, 사하구, 영도구, 기장군 등 7개 구와 군에서 개최됐으나 인기는 여전했다. 접근성이 좋은 장소를 중심으로 행사를 기획했고 부담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7일 저녁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민락수변공원 <상견니> 상영을 찾은 관객들

7일 저녁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민락수변공원 <상견니> 상영을 찾은 관객들 ⓒ 부산영화제 제공


상영작품은 <씽2게더>. <라라랜드>, <리바운드>. <소풍>, <상견니>. <육사오(6/45)> 등 흥행 작품들을 중심으로 장 단편 15편 정도로 구성됐다.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과 안재홍 배우가 직접 관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등 관객 행사에도 신경 썼다. 날씨 영향으로 인해 9일로 연기됐던 가수 백아의 공연과 <씽2게더> 상영에도 적지 않은 관객이 몰렸다.

7일 민락수변공원에서 열린 <상견니> 상영의 경우 비가 오는 가운데도 바닷가에 설치된 스크린 앞에 많은 관객이 모였다.

동네방네비프의 매력은 특별한 장소에서 영화를 즐기고 배우들을 만난다는 매력뿐만 아니라, 부산영화제가 관객을 직접 찾아간다는 점에 있다. 해운대에서 주로 영화제가 열리는 특성상 부산 전역을 아우르기 힘든 약점을 동네방네비프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영화제의 태동지인 남포동은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를 기조로 한 커뮤니티비프를 잘 관리하고 있다면 동네방네비프는 부산영화제의 부산 전체를 아우른다는 특징이 있다.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 이후 '부산영화제가 해운대 만의 행사'라거나 '부산 시민 일부만이 즐긴다'는 식의 이야기는 많이 약해졌다.

다만 예산 압박은 확장성에 제약이 되고 있다. 부산영화제 측에 따르면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비프는 일부 행사를 축소하거나 줄였다. 예전에 부산 전역에서 동네방네비프가 열렸다면 올해는 절반 정도의 지역에서만 개최할 수밖에 없었다.

동네방네비프는 해운대를 찾지 않더라도 부산영화제의 기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저비용 고효율 행사로 볼 수 있기에 더 넓은 지역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해 보인다.

 9일 사하구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앞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씽2게더> 상영에 앞서 진행된 아티스트 백아 공연

9일 사하구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앞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씽2게더> 상영에 앞서 진행된 아티스트 백아 공연 ⓒ 부산영화제 제공


 10일 저녁 부산 황령산 봉수대 앞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상영

10일 저녁 부산 황령산 봉수대 앞에서 열린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상영 ⓒ 성하훈

부산영화제 동네방네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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