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한 배우 주현영

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한 배우 주현영 ⓒ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의 < SNL 코리아 시즌 6>이 벌써 6회까지 방영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즌보다 재미가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매운맛' 라면이 마치 '순한 맛'으로 바뀐 것 같다고 합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했던 주현영 배우의 하차를 꼽는 이들이 많습니다.

사실 SNL 코리아의 가장 큰 재미는 정치인에 대한 풍자입니다. 정치인과 흡사한 분장을 한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현실 정치를 풍자하는 것은 SNL 코리아의 가장 큰 볼거리였습니다. 그중에서 주현영 배우의 김건희 여사 패러디는 싱크로율 100%에 가까워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을 관통하는 핵심인 김건희 여사를 직접적으로 풍자한 배우가 사라지니 순한 맛이 된 셈입니다.

주현영 하차가 정치권 압박 때문?

배우 주현영의 하차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 송작가TV 채널에선 "쿠팡이 세무조사를 몇 번 맞더니 깔끔하게 주현영을 아예 없애 버렸다"며 소위 말하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현영의 하차는 정치권의 압박이라고 단정짓긴 어렵습니다. 제작진이 극구 말렸지만, 주씨가 "어떤 것도 보장된 게 없고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조금 더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고, 힘든 새 길을 개척해 나가보려 한다"라며 본인의 의지를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씨의 하차가 기존 제작사였던 에이스토리와 안상휘 피디의 갈등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올해 초 안 피디는 언론을 통해 "에이스토리에서 근무하면서 에이스토리의 제작비 상습 연체 등 부당 행위 등에 대해 수차례 문제점을 제시했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이에 계약 기간 만료 이후 SNL 코리아의 제작에 집중하고자 이직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안 피디는 자신이 쿠팡플레이 자회사인 씨피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하자 에이스토리가 이적료 70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에이스토리는 손해배상 청구라며 다툼을 벌였습니다. 이들의 갈등이 에이스토리 자회사 AIMC 소속인 주씨에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건희 여사' 풍자를 다시 보고 싶다

 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한 배우 주현영

김건희 여사를 패러디한 배우 주현영 ⓒ 쿠팡플레이


"사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에요.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날 무뚝뚝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로만 알았어요."

SNL 코리아 시즌2 2회에서 배우 주현영씨가 김 여사를 패러디하며 한 말입니다. 주씨의 말은 김건희 여사가 대국민 사과에서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라고 한 발언을 패러디한 것입니다.

특히 김 여사 대국민사과 영상에 가수 신승훈이 부른 영화 <엽기적인 그녀>(감독 곽재용·2001) OST '아이 빌리브'(I belive)를 배경음악을 입힌 유튜브 영상은 당시에도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이를 방송 프로그램에서 풍자했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가 됐습니다.

이밖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로 분한 정이랑 배우가 김 여사로 분한 주씨에게 부적을 주면서 '부적도 있지'를 마치 '도이치'라고 말하는 것처럼 언급한 영상 또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풍자한 대목으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주현영 배우의 하차를 안타까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씨가 연기한 김건희 여사 패러디가 너무 완벽해서입니다. 특히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했던 모습을 재연하는 장면은 소름까지 돋을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에서 드러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나 한동훈 대표와의 문자 사건 등을 재연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시청자들이 김 여사 패러디를 좋아하는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의 최대 리스크인 김건희 여사를 직설적으로 풍자하는 유일한 방송 프로그램이라는 사실도 빼놓을 순 없습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 발의·거부를 반복하는 현실 정치는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합니다. 그런데 김 여사를 패러디한 영상은 지금 봐도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속이 뻥 뚫립니다.

김건희 여사에 관한 의혹은 너무 많습니다. 개그보다 더 재밌는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정치를 희화하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그나마 웃으며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정치 풍자입니다. < SNL 코리아 >에서 김건희 여사의 패러디를 꼭 다시 보고 싶습니다.

 SNL 코리아 웹포스터

SNL 코리아 웹포스터 ⓒ 쿠팡플레이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김건희 SNL코리아 주현영 정치풍자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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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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