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 폴리 아 되> 스틸컷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조커: 폴리 아 되>는 호아킨 피닉스가 시리즈물을 찍지 않겠다는 철칙을 깨고 토드 필립스 감독과 의기투합한 조커의 두 번째 이야기다. 시점상 아서 플렉이 고담시를 충격에 빠트리며 5명을 해친 후 2년 후의 이야기다. 뮤지컬 형식을 차용해 어둠의 <라라랜드>를 꿈꾼다.
영화는 '루니 툰' 스타일로 만든 조커 버전 오프닝으로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 거장 '실뱅 쇼메'가 작업한 애니메이션은 전편의 요약과 속편의 전개를 암시한다. 아서와 아서의 그림자 대결은 빛과 어둠이 명확한 대립부터 지배와 피지배의 전복을 의미심장하게 그리고 있다. 꽉 닫힌 결말까지 애니메이션에 담겨있다. 재관람한다면 소름 끼치는 경험이 배가 된다. 부제 '폴리 아 되'가 의미하듯 광기의 공유, 두 배의 광기는 전편보다 한층 짙고 어두운 톤이다.
1편에서 오마주한 마틴 스콜 세이지 감독의 <코미디의 왕>, <택시 드라이버>가 다시 떠오른다. 타고난 천재 코미디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루퍼트 펍킨의 재림이라 봐도 무방하다. 자신만이 사회악을 처단할 수 있다고 믿는 과대망상은 트래비스 버클과 겹친다. 공교롭게도 두 캐릭터는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했으며, <조커>에서 유명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 프랭클린으로 출연한 바 있다.
조커 그 자체인 호아킨 피닉스는 하루 사과 하나만 먹으며 23kg 가까이 감량했다고 전해진다. 자신의 조커를 또 한 번 갱신해 이견 없는 연기를 펼친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다른 조커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리란 확신이 들 정도다.
레이디 가가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답게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한다. 뛰어난 가창력은 광기로 빛난다. 캐릭터의 장악력과 취약함을 동시에 표출하기에 이른다. <스타 이즈 본>, <하우스 오브 구찌>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비주얼과 연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춤, 노래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어설픈 조커와 대비되는 할리만의 완벽한 무대 매너를 선보인다.
더욱 깊어진 어둠 속 조커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