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집 중 단편 '재희'를 영화화했다. 소설에서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추가되며 나다움을 찾아가는 성장 스토리로 각색됐다. 독립영화가 아닌 상업영화에서 퀴어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 만큼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아 나도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진다. 남성보다는 2030 여성 취향을 반영한 톤이다. 성인이 되어 만난 이성의 순수한 우정과 돌봄이 찡하게 다가온다. 더불어 미드에서나 보던 여자들의 로망 '게이 친구'를 한국식으로 만나보는 설렘도 크다.
편견과 제약을 딛고 노상현이 보여준 '성소수자 장흥수'는 어떠한 이유든 기준이 될 거라 믿는다. 노상현은 드라마 <파친코>의 병약한 이삭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소설 속 '영'이 아닌 영화 속 '흥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했다. 또한 솔직하고 자유분방하지만 늘 사랑을 갈구하는 재희의 여린 내면은 또 한번 김고은의 연기 내공을 갱신하는데 일조했다. 특별해 보이면서도 평범한 인물, 겉과 속이 같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그려냈다.
소설의 영화화 교본으로서 충분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원작이 30대 게이의 입장에서 연인, 친구, 엄마와 얽힌 일화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위트와 해학을 살렸다면. 영화는 타자였던 재희를 더욱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계기다. 글로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았던 재희의 속마음을 영화화하면서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이해의 시간을 만들어 낸다.
아웃사이더의 찡한 성장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