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의 대한민국 간판 종목, 보치아 종목에서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10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각) 오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 1에서 열린 보치아 남자 BC3 개인전 결승에서 호주의 다니엘 미셸에 5대 2로 우승했다. 정호원은 이날 금메달로 베이징, 리우, 도쿄 대회에 이어 개인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보치아는 선수들이 공을 굴리거나 차서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지면 점수를 얻는 경기다. 직접 손으로 굴리거나 발로 차기 어려울 경우에는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날 정호원의 금메달은 1988 서울 패럴림픽부터 이어온 10개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 우승'

  정호원(가운데)이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정호원(가운데)이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정호원은 예선 C조에서부터 전경기 승리를 달성했다. 콜롬비아의 로메로 헤수스를 상대로 12대 2의 완승을 거둔 데 이어, 이어진 태국·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도 4대 0, 4대 2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이어진 8강에서는 프랑스의 줄스 메나드를 만나 4대 1로 승리를 거두고, 4강에서 폴란드 다미안 이스크지츠키에게 6대 1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금메달 결정전의 상대는 도쿄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호주의 다니엘 미셸이었다.

김승겸 대표팀 코치와 함께 결승전에 나선 정호원은 1엔드부터 상대 공세에 맞섰다. 다니엘 미셸은 표적구에 두 개의 공을 갖다맞히며 정호원보다 앞섰지만, 세 번째 투구에서 자신의 공을 1번으로 만들며 전세를 뒤집었다. 정호원은 첫 엔드부터 석 점을 가져가며 앞서나갔다.

2엔드에서도 정호원은 표적구를 경기장 가장자리에 굴려놓은 데 이어, 자신의 공 역시 표적구에 가까이 붙이며 기세를 잡았다. 표적구 가까이에 공이 몰린 난전 상황, 다니엘 미셸이 표적구를 다른 곳에 보내며 정호원의 공을 완벽한 '1번 공'으로 만들어놓았다. 정호원은 2엔드에서도 1점을 추가, 스코어를 4대 0으로 벌렸다.

3엔드에는 아쉬운 실점을 내줬다. 다니엘 미셸이 표적구 가까이에 자신의 공을 굴리는 데 성공하며 두 점을 내준 것이다. 하지만 추가점이 될 수 있었던 다니엘 미셸의 엔드 마지막 공이 표적구 가까이에 붙는 데 실패해 추가 실점을 막아낼 수 있었다.

4엔드에도 표적구 가까이 공이 여러 개 붙으며 이어진 난전이 펼쳐졌다. 정호원이 심판의 판독 끝에 1번 공의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하며 쐐기점을 만들었다. 최종 스코어는 5대 2. 대한민국의 패럴림픽 보치아 10개 대회 연속 금메달 기록을 이어간 주인공이 된 정호원은 안경을 벗어던지며 김승겸 코치와 기쁨을 나눴다.

대한민국의 패럴림픽의 보치아 금맥을 이어나간 정호원은 오는 3일(한국시각) 오후 6시 50분부터 열리는 혼성 페어로 무대를 옮긴다. 여자 개인 BC3에서 동메달을 따낸 강선희가 파트너로 나선다.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패럴림픽에서 같은 종목 금메달을 품에 안았던 정호원이 대회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한편, 대한민국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를 획득했다. 대한민국은 정호원의 금메달에 앞서 사격 조정두가 P1 남자 10m 공기권총(SH1)에서, 역시 사격의 박진호가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SH1)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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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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